기쁘거나 슬프거나..

자유로운 하룻밤

김 정아 2013. 3. 11. 07:25

2013년 3월 9일 토요일

아이들은 다음 주부터 봄방학에 들어간다.

봄방학을 하면 슈가 데리고 어스틴에 한 번 오라는 큰 아이 말에 작은 아이는 지난 주부터 슈가를 데리고 갈 생각에 들떠 있었다.

 

어느 날 보니 커다란 케이지가 집 안에 있어 뭐냐고 물으니 슈가 태우고 갈 거라고 하더니 어제 밤에 어스틴으로 떠나겠다는 것이다.

어스틴까지 두 시간 반이 걸리고 한 번도 안 가본 길이고 더군다나 고속도로를 타야 하는데 밤 운전을 하지 말라고 여러번 말을 했어도 한 번 먹은 맘을 가라앉히기가 쉽지 않았다.

아침에 떠나라는 아빠 말 한 마디에 꿈쩍 못하는 아이가 왜 내 말은 안 듣는지 참 모르겠다.

 

기특하게도 나연이는 오빠한테 가져 갈 음식을 한국 마켓에서 자기 돈으로 쇼핑을 하고 아침 일찍 룰루랄라 어스틴으로 떠났다.

그리고 나서 가게 일이 바빠 잊어버리고 잊었는데 잘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사실 남편은 나연이를 데리고 가고 싶어 했는데 나연이가 아빠랑은 절대 안 가고 혼자 운전해서 가고 싶다고 고집을 부려 둘이 시차를 두고 각자 자기 차를 가지고 떠났다.

세 사람이 원석이 작은 방에서 하루를 보내고 남편은 내일 휴스턴으로 돌아오고 나연이는 대학 탐방을 하고 월요일에나 돌아온다고 한다.

 

아, 오늘 밤은 완전 자유구나!

심지어 슈가도 없는 집에서 다 늘어 놓고 청소도 안 하고 내 멋대로 하루를 보내야겠다.

 

 

 *나연이가 도착하고 나서 슈가까지 데리고 멋진 카페로 셋이(슈가 포함) 차 마시러 갔다네요.

아빠는 아직 도착을 안 했고요.

어스틴에서 정말 경치 좋은 모짜르트라는 카페레요.

몇 년 전부터 가 보고 싶었는데 전 한 번도 못 가보았어요.

오랫만에 만난 원석이와 슈가가 좋아서 어쩔 줄 모릅니다.

먼 곳을 가느라 슈가가 피곤했는지 눈이 퀭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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