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백수 아줌마

소소한 일상

김 정아 2010. 5. 9. 10:51

2010년 5월 7일 금요일

어제는 나연이 친구 Taylor가 우리 집에서 슬립 오버를 하겠다고 왔다.

일찍 퇴근한 남편은 오랫만에 다 같이 영화를 보러 가자고 해 오늘 개봉된 영화 'Iron man 2'를 보러 갔다.

그런데 일찍 도착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원했던 시간의 영화표가 다 매진이 되어 있었다.

할 수 없이 밤 10시 15분 것을 사 놓고 잠시 남편 친구를 만나러 갔다가 다시 돌아왔는데 아이언 맨을 보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어서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밖에 줄을 서 있었다.

난 개봉날에 영화를 본 적이 처음이어서 신기할 정도였다.

영화관 내에는 무장한 경찰관이 두 명이나 서서 질서를 유지시키고 있었다.

그런 광경 또한 처음이다.

시간이 되어 극장 안에 들어갔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우리 네명이 같이 앉지도 못하고 따로 두명씩 앉아야 했다.

박진감 넘치고 액션이 많은 영화 였지만 난 상영 시간의 반을 꾸벅꾸벅 조느라 정신이 없었고 처음엔 나를 깨우던 남편도 내가 잠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남편은 더 열심히 졸고 있었다.

집에 돌아오니 새벽 1시가 다 되어 있었다.

 

2010년 5월 8일 토요일

오늘은 성당에 나가 꽃 만드는 일을 도왔다.

내일이 어머니 날인데 어머니 날을 축하하기 위해 해마다 코사지를 만들어 어머니들에게 한 송이씩 달아드리는데 성모회에서 준비해야 하는 일이다.

250송이를 만들어 준비해야 하는 일이라 시간이 꽤 들었다.

꽃을 만들다 중간에 나연이 원석이가 여권 사진을 찍으러 간다고 해 셋이서 사진관에 만나서 사진을 찍었다.

원석이 6월 20일에 스페인에 가고 8월 1일에 한국을 가는데 여권 만료 기간이 6개월도 안 남아 부랴 부랴 사진을 찍게 된 것이다.

 사진을 찍고 배가 고프다는 아이들 때문에 D 식당에 가서 밥을 다 먹고 나오는데 남편이 전화가 왔다.

골프가 다 끝나고 지금 D식당으로 가고 있으니 그 곳으로 오라는 것이다.

이미 우리는 그 식당에서 밥을 다 먹고 집으로 가려고 한다고 하니 아이들 데려다 주고 다시 와야 한단다.

안 오면 벌금을 내야 한다는 소리에 아이를 집에 내려 놓고 그 식당에 가서 저녁을 다시 먹었다.

굶어도 시원찮을 판에 밥을 두 번이나 먹었으니 내 몸무게는 어쩌란 말인가?


2010년 5월 9일 일요일

오늘은 Mother's day다.

성당에서 어제 만든 꽃을  어머니들에게 한 송이씩 달아드리고 나도 한송이를 꽂았다.

예전에 새댁 때는 꽃 다는 것이 쑥스러웠는데 이제는 아주 자랑스럽게 달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아이들은 언제 준비했는지 어머니 날이라고 조그만 선물 하나씩을 내 놓았다.

나연이는 큐빅으로 되었다는 목걸이를 내 놓고 원석이는 인형 하나를 사 왔다.

버튼을 누르면 강아지가 옆으로 뒹굴며 소리내어 웃는데 엄마가 그 강아지를 보고 웃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 진짜 강아지 슈가보다 더 이쁘게 생겼다.

며칠 전부터 어머니 날이라고 은근히 압력을 넣으며 노래를 불렀더니 아이들이 잊지 않고 사왔다.

선물 받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이렇게 교육을 시켜야 부모에 대해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하게 될 것 같다.

멀리 계신 한국의 부모님들께 난 전화 한통으로 끝냈으면서 아이들에게 너무 많이 바랜 것인가?



 

 *성당에서 어머니들 가슴에 달아드릴 꽃을 만들고 있습니다. 250송이 만들었어요.

 

 

아이들이 사온 어머니 날 선물입니다. 나연이가 사온 목걸이고요. 인형은 큰 아이가 사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