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12일 화요일
오늘 스테파니아 언니가 South Carolina로 이사를 갔다.
어제 저녁 마지막 인사를 위해 그 집에 다녀오는데 울컥했다.
짧은 시간 함께 했지만 주님 안에서 만났기 때문에 서로에게 따듯한 정을 나누는데 인색함이 없었던 것 같다.
남편께서 더 좋은 직장을 얻어 떠나기 때문에 서운하면 안 될 것 같고 딸아이가 얼마 남지 않은 고등학교 생활을 여기서 마치기로 했기 때문에 딸 아이를 두고 간다. 그래서 우리가 만날 일은 많을 것이고 대학도 휴스턴으로 가고자 하기 때문에 영원한 이별은 아닐 것이다.
1년 하고도 6개월을 휴스턴에서 우리와 함께 했는데 우는 모습도 참 많이 보았고 어두운 모습도 참 많이 보았다.
캐롤라이나에 가서는 더 행복하길 바라고 우리가 묵주기도 안에서 서로를 기억하며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끈끈하게 이어질 거라고 믿고 있다.
모레는 대녀인 요안나 가족이 한국으로 돌아간다.
대녀의 남편이 한국에 교수직을 얻었기 때문이다.
원하는 직업을 따라 떠나기 때문에 누구보다 축복하는 마음이 크지만 보통 인연이 아닌 우리가 헤어진다는 것이 여간 서운한 일이 아니다.
몇 년 근무하다 안식년을 얻어 다시 나올 수도 있다고 하고 내가 한국에 돌아가면 다시 만날 수도 있으니 서운한 마음을 접어야할 것이다.
26일엔 세리나가 아이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간다.
자모회 일을 같이 하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깊어져서 참 좋은 사이였다.
남편이 미국 회사에 취업이 되면서 교사였던 세리나가 동반 휴직으로 나왔는데 휴직 기간이 만료되어 아이들만 데리고 들어간다.
자동차가 발인 이곳에서 운전면허가 없다보니 자유로 움직이지 못해 참 답답해 했고, 전업주부로 살아가는 것에 회의가 많았는데 이제 초등 3학년과 유치원 아이들을 데리고 몇 년 간 있다가 아이들 한국어 공부를 좀 시키다 퇴직을 하고 돌아오는 것으로 결정을 보았다고 한다.
그러니 세리나는 몇 년만 있으면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줄줄이 이어진 헤어짐 앞에 맘이 너무 쓰리고 심란하다.
구정이 지난 새 해에는 이런 이별이 없었으면 참 좋겠다.
'주님 제게 정말 많은 것을 누리고 살게 해 주심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왜 저한테는 오랜 인연을 허락하지 않으시는지요? 더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해 주시기 위해서라고요? 저는 더 좋은 사람들 필요 없어요.
새 해에는 제발 저에게 이별은 더 이상 없게 해 주세요. 그 동안에도 저에게 정말 많은 사람들을 데려가셨잖아요.더 마음 아프게 안 하시면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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