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에 대해

마음 속의 묵직한 돌덩이 하나를 치우고.

김 정아 2008. 12. 5. 11:39

2008-12-04 목요일

성탄절과 연말이 다가오면서 쇼핑 할 일이 많아져서 오늘도 외출 준비를 하고 있는데 남편한테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 지금 병원이예요? 결과 나왔어요?

, 나왔어

의사 선생님이 뭐라고 그래요?많이 좋아졌다고 하세요?

,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데. 수치 하나만 조금 높은데 그것도 예전보다 엄청 많이 내려왔데

어머, 정말 다행이다. 여보 축하해요

 

6월에 남편은 한국 출장을 가서 종합검진을 받고 왔는데 그 결과가 아주 참담할 지경이었다.

이상이 아주 많아서 여기와서도 오진이 아닐까 싶어 검사를 여러가지를 했었는데 역시나 그 결과 그대로였다.

너무나 낙심하고 본인의 상태를 받아들이지 못해 실망하고 힘들어 하는 모습을 지켜 보며 나도 또한 우울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의사선생님의 처방대로 약을 정성스럽게 먹고 술 한 모금을 입에 대지 않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무던히 노력했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러닝셔츠가 젖을 만큼 운동을 열심히 했었고 음식 조절도 아주 신경을 썼다.

평소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던 건강보조식품도 열심히 먹고 신선한 녹즙도 자주 마셨다.

그리고서 한달 쯤 전에 다시 검사를 받으라고 해서 받고 오늘에서야 병원에 가서 결과를 알게 된 것이다.

 

참 다행이다.

더 나빠지기 전에 알게 되어서 다행이고 이렇게 관리하고 운동해서 정상으로 돌아오게 되어서 정말 기쁘다.

아마 오늘 하루 종일 남편은 훨훨 날아다녔을 것이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말을 난 이번 기회를 통해서 절감했다.

한 번 나빠진 건강을 되찾으려고 정말 눈물나게 노력하는 남편을 보고 평소에 저렇게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건강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경험했으니 앞으로 사는 내내 특별히 조심할 것이고, 오히려 귀한 경험으로 자리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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