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30일 금요일
아이들은 오늘 드디어 여름 방학을 했다.
8월 25일에 개학을 하게 되니 거의 3개월에 가까운 방학이 시작된 것이다.
학교 다니는 것을 아주 즐거워하던 나연이도 요즘은 체력이 많이 딸리는지 방학을 아주 기다렸다.
개학을 하면 원석이는 11학년이 되고 나연이는 7학년이 된다.
그리고 이제 4일후면 우리는 한국을 가게 된다.
사실 올해는 한국에 갈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
큰 아이가 10학년이니 열심히 공부해야 할 시기여서 어디 움직일 생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남편과 이야기를 하다가 원석이를 한국의 SAT학원에 보내자는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전에도 한국 아이를 방학에 한국 학원에 보낸다는 소리를 어렴풋이 듣고서 혼자 속으로 혀를 찼다.
‘참, 누가 한국 엄마들 아니라고 여기까지 와서 그렇게 극성을 떨까? 미국 교육을 미국에서 시켜야지 무슨 한국엘 보내,참 이상한 사람들이야’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여기서 SAT과외를 시켜 보아도 그렇게 체계적이지도 않은 것 같고, 주위에서 한국에 보내서 효과를 많이 보았다는 사람도 있고, 차라리 한국에 보내는 것이 훨씬 더 학원비가 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산을 해 보니 원석이 수업시수를 따져서 이곳에서 하려면 4500달러가 들지만 한국 학원에서는 195만원이다.
물론 비행기 삯이 들긴 하지만 한국에 머물면서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덤으로 얻어 올 것이니 결코 비싼 금액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그렇게 죽도록 그리워하는 할머니 할아버지 고모 옆에 있으니 서로에게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 될 것이다.
6주동안 정말 열심히 해서만 온다면 좋을텐데 끈기가 없는 우리 아들이 잘 하고 올지 모르겠다.
나와 나연이는 친정에 있다가 올 것이다.
시어머니께서 친정에 머물라고 허락을 해 주셨기 때문에 이번 방문은 아주 마음이 가볍다.
친정엄마를 모시고 일본에 발령 받아 있는 남동생 집에서 10일정도 머무를 예정이다.
친정엄마는 우리가 갈 날을 하루하루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큰딸이 되어서도 가까이 모시지도 못하고, 얼굴도 자주 못 보여 드리고, 이렇게 막심한 불효를 저지르고 있는데 한달 만이라도 함께 할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남편만 놔 두고 한달간을 있다 오려니 미안하기도 했는데 어차피 남편은 6월 내내 출장 일정이 꽉 잡혀 있어 부담 없이 떠날 수 있게 되었다.
원래 우리 셋만 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남편이 한국과 중국으로 출장을 가게 되어서 네 식구가 같은 날에 한국을 나간다.
그래서 더 다행이다.
휴스턴의 이 무더위를 한달만이라도 피할 수 있어서 더 다행이고.
'기쁘거나 슬프거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슈가! 이제 좀 괜찮니? (0) | 2008.07.06 |
---|---|
휴스턴으로 돌아오다. (0) | 2008.07.05 |
오랫만에 만난 지인들과 (0) | 2008.05.26 |
파나마로 떠나는 가족을 위해. (0) | 2008.05.23 |
딸기 밭에 갔다 왔어요. (0) | 2008.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