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거나 슬프거나..

방어 운전 교육을 받다.

김 정아 2008. 4. 11. 11:07

2008년 4월 8일 화요일

오늘 방어 운전 교육을 받고 왔다.

 

지난 3월에 하나네와 샌마르코스에 1박 2일로 여행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내가 운전을 맡았었다.

하나네 차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운전했고, 티켓이라도 받으면 즐거운 여행길에 옥의 티가 될까봐 속도계도 열심히 보면서 운전을 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 뒤에서 경찰차가 불빛을 요란하게 반짝이며 달려 오고 있었다.

내 차가 목적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 느긋했는데 계속 따라오는 모양새가 나를 표적으로 하고 오는 것 같아 일단 차를 오른쪽으로 빼 보았는데 역시나 경찰차도 오른쪽으로 빼며 따라왔다. 어쩌나 보려고  갓길에 차를 세웠는데 역시 경찰차도 갓길에 차를 세우며 경찰 한명이 내 차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 순간 그 당혹스러움과 불안감은 어떻게도 표현이 안된다.

70마일 길에서 81마일로 달렸기 때문에 속도위반 티켓을 발부한다며 앞으로는 안전 운전을 하라며 경찰은 티켓을 한 장 주었다.

아마도 한 순간 차선 변경을 하느라 속도를 좀 높였던가 보다.

하나 엄마 역시도 어쩔 줄 몰라하며 나도 한 동안 당황스러운 마음이 가시지가 않았다.

그러나 그것 역시도 마음 먹기에 따라 다를 것이라는 생각에 스스로 마음을 넓게 가져 보았다.

사고가 나서 인명피해를 입혀 티켓을 받은 것도 아니고, 미국 생활 6년에 처음으로 받는 티켓이고, 하나 엄마는 요 몇 달 사이에 세 번이나 티켓을 받았는데 만약 하나 엄마가 받았다면 더 고약한 것이 되었을 건데 내가 받아서 오히려 다행이란 생각을 하니 그런 상황들이 견딜만해졌다.

앞으로 더 조심해서 운전 하면 되니까.

 

그 이후 사후 조치를 하느라 인터넷을 몇 시간을 뒤져 방어 운전 교육하는 학원을 알아 보았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학원이 있지만 폭리를 취한다는 소리가 있었고 인터넷으로 할 경우 25불만 내면 된다고 해서 코메디로 되어 있는 코스를 이수 할까? 아니면 미국 학원으로 갈까? 고민하다 아는 분에게 전화를 했다.

 

내가 이런 상황인데 어떤 방법이 가장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 분은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한국 사람이 하는 학원에 가는 게 제일 좋아. 법원에 안 나가는 것만도 어디야. 나 어제 법원 갔다가 구역질 하는 줄 알았어. 온갖 잡범들이 잡혀 왔는지 냄새가 어찌나 심하던지,

그 것 뿐이야? 몇 시간을 기다렸는지 몰라. 법원까지 찾아 가는 길은 쉬운 줄 알아? 시간은 시간대로 버리고 몸은 몸대로 엄청 힘들어. 아무 소리 하지 말고 그냥 조 00학원에 가. 비싸지만 다 그 값을 한다 하는 것이다.

 

난 그래도 미국 생활 몇 년 해 보았다고 이번 일만은 내 손으로 가장 저렴하게 해결하고 남편에게도 좀 으쓱해 보이고 싶었는데 그 언니의 말을 들으니 내 기고만장했던 마음이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래 , 괜히 시간낭비 노력낭비 하지말고 편하게 가자하고 바로 그 학원에 전화를 걸어 무려 290불을 내고 등록을 했고 어제 방어 운전 교육을 받았다.

생돈으로 나간 것이 아깝기는 했지만 미국 사는 6년 동안 스피트 티켓 한 번쯤 떼어 세금을 내 주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억지스러운 위로로 마음을 달랬다.

 

그 이후로는 운전하는 일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며 법규를 지키려고 노력한다.

앞으로 더 티켓을 받는 일은 없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