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거나 슬프거나..

슈가! 니가 사람인 줄 아나?

김 정아 2008. 1. 27. 02:41

 

2008년 1월 25일 금요일

우리 동네의 나무 담장이 오래 되어 얼마전부터 관리소에서 담장 교체를 해 왔었다.

우리 집 쪽으로는 지난 화요일에 시작되었으나 계속 비가 오고 날이 추워져서 공사 진행이 더디어서 3일 반이나 걸렸다.

담장이 늦어지던 빨라지던 다른 집들은 별 상관이 없었을 텐데 우리처럼 강아지를 키우는 집들에겐 타격이 심할 수 밖에 없었다.

담장을 철거하고 나니 바로 뒷 도로로 이어지게 되어 강아지를 밖으로 내 놓기가 힘들어졌다.

오줌 똥을 싸러 수시로 나다니는데 담장이 없으니 이 녁석이 어디로 튈지 몰라 추운 날에 외투에 양말까지 다 챙겨 신고 목줄까지 메서 뒷마당으로 데리고 나갈 수 밖에 없었다.

자꾸만 밖으로 나가겠다고 낑낑거리는데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니고 한 번 나갔다 오면 온 발에 진흙을 다 묻혀 들어온다.

그래서 나가겠다는 걸 못 본 척했더니 왠걸 3일에 걸쳐 집안에 똥을 싸 놓은 게 몇 무더기나 된 것이다.

그래도 내 잘못이니 슈가를 더 나무라지는 못했는데 오늘 아침에 뒷마당에 나가 보니 드디어 담장이 다 완성이 된것이다.

오랜 숙제를 끝낸 것처럼 홀가분해 슈가를 마음 놓고 내 보내게 되었다.

 

점심엔 아시안 클럽 멤버들이 우리 집에 모였다.

아침에 일어나 간단히 청소하고 밥하고 음식 하나 만들면 시간이 충분 할 것 같아 느긋하게 맘을 먹었는데 청소를 하다 보니 구석구석 어찌나 먼지들이 많은지 시간이 엄청 많이 흘러 버렸다.

그러게 평소에 청소 좀 제대로 하고 살걸 살짝 후회가 들기도 할 정도였다.

음식 하나 씩 해서 모이는 모임인데 친구들이 어찌나 성의가 많은지 디저트 두 개에 음식하나 해 온 사람도 있었고, 대만 친구들은 보통 음식 두 개가 기본일 만큼 정성을 다해 만들어 온다.

나도 그런 그들임을 알기에 호박 죽에, 김치전, �볶이를 해 놓았다.

이들과의 만남이 길게는 5년이 넘은 멤버들이 있다.

말은 달라도 그들에게 느끼는 친근함과 애정이 같은 동족 못지 않다.

동생 때문에 한국에 가게 되었을때도 따뜻한 말로 나를 위로하며 아이들 ride를 해 주겠다는 친구도 있어 내가 참 인복이 많은 사람이란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오늘 하루도 좋은 친구들과 안되는 영어로 열심히 수다를 떨었다.

 

*우리 슈가는 지가 사람인 줄 압니다. 저렇게 나연이 침대에서 베개에 이불까지 덮고 잡니다.

 

 

*드디어 안방 침대까지 진출했습니다. 저나 남편은 아주 질색을 하는데 어쩌다 보면 지 침대인 것처럼 저렇게 편히 누워 있습니다.

 

*낡은 담장을 뜯어내고 새 담장으로 고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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