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거나 슬프거나..

중국 공원도 가고, 골프도 가고.

김 정아 2008. 1. 18. 00:10

2008년 1월 11일 금요일

한국에서 온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조카를 하루 종일 집에만 데리고 있을 수 없어 집 앞의 유치원에 보내 볼 생각으로 지난 주에 데리고 가 보았는데 아이가 너무 커서 받을 수가 없다고 했다.

여름 방학에 왔으면 여기저기 무료 프로그램도 많고 수영장이나 교회에서 하는 성경 공부에도 보낼 수 있는데 겨울에 오니 마땅한 곳이 없다.

 

그래서 오늘은 중국 공원에 데리고 갔다.

집에서 티비를 보고 슈가랑 놀고 컴퓨터 게임을 하겠다고 완강하게 버티며 안 가려는 아이를 뭐 하나라도 더 보여 주고 싶은 마음에 거의 반 강제적으로 끌고 가다시피 해 놓으니 중국 공원에 도착해서도 별다른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집에 빨리 가자고 보채는 바람에 1시간 투어를 40분만 하고 돌아왔다.

 

오후엔 남편과 함께 시부모님을 모시고 골프장에 갔다.

아버님께서 미국 골프장이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이나 한 번 해 보자고 해서 이다.

아버님이나 어머님은 골프를 못 치신다.

나와 어머니가 같은 카트를 , 남편과 아버님이 같은 카트를 타고 우리 둘만 라운딩을 했다.

 

어제 비가 내린 탓에 골프장의 카트는 페어웨이로 들어갈 수 없었고 4시 가까이 시작한 라운딩이어서 앞 뒤로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하긴 오후 4시에 누가 골프를 치러 오겠는가?

그래서 한 시간 만에 전반 9홀을 돌 수 있었다.

정말 연습 스윙도 한 번도 못 하고 번개 불에 콩을 볶아 먹었다.

전반 9홀이 끝나니 5시였다.

카트가 페어웨이로 들어갈 수 없어서 뛰어 다니다 보니 한 시간에 한 운동량이 꽤 된 것 같다.

 

우리 시어머님 속으로 그러시지 않으셨을까?

우리 며느리 팔자가 상팔자네. 나가서 돈을 벌기를 해, 아이들만 태우고 왔다 갔다 하고 남편이랑 골프나 치러 다니고 말이다.

그래도 어머님 저 힘들어요. 원석이 아빠 성질이 보통 아니잖아요. 그 성질 다 맞추어 살려면 저도 스트레스 엄청 받는다고요 하하.


내 자격지심에 이런 생각을 하지 우리 어머니는 말씀이 없으신 분이다.

오후에 아이들 태우고 레슨 다니고 학원 다니는 것을 보고 "너도 아주 바쁘구나" 하셨으니 아이들 돌보는 것 자체가 당신의 아들에게 내조를 잘 한다고 생각하실 지도 모른다.


 

 

*아래 두 장은 중국 공원이고요.

 

 

*우리 어머니께 운전을 부탁했더니 저렇게 잘 운전하고 오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