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8일 화요일
아이들 학교에 보내고 남편도 출근을 하고 아침 식사를 마치자 마자 시부모님과 조카를 태우고 부랴부랴 개 호텔에 도착했다.
우리 슈가가 보고 싶어 가족들이 아주 안달이 났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기 전에 아침 문 열자 마자 슈가를 데리고 오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갔는데 그럴 수는 없었고 최대한 빨리 개 호텔에 갔다.
계산을 마치고 나니 슈가를 데리고 나오는데 이 녀석이 우리를 보고 어찌나 소리를 지르고 반가워서 꼬리가 부러질 정도로 꼬리를 치며 어쩔 줄을 몰라 한다.
정말 이산 가족 상봉만큼이나 눈물 나게 슈가와 상봉했다.
친구 집에 맡기고 갔을 때는 믿는 마음이 있어 하나도 불안하지 않았는데 여러 마리 개들이 있는 곳에 맡기고 가니 개 벼룩이라도 옮지 않았을지, 밤새 울지나 않았는지, 바뀐 환경에 스트레스나 받지 않았는지, 밥이나 잘 먹었는지 여간 걱정이 되는 것이 아니었다.
밥은 잘 먹었느냐고 물어 보았더니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냈다고 하니 그냥 믿어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아 무조건 믿기로 했다.
그래야 다음에 또 맡길 수 있을 테니까.
만약 개 호텔에 비글 종류가 여러 마리가 있었다면 혹시 바뀌지나 않았을까 하여 배의 점까지 샅샅이 훑어 보았는데 우리 슈가가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슈가일 수 밖에 없는 짓 하나를 더 해서 더 이상 의심을 할 수 없게 만들어 버렸다.
우리 슈가의 가장 나쁜 단점은 식탁의 사람 음식을 너무 탐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앉아 있을 때도 코를 들이밀고 냄새를 맡다가 잽싸게 음식 하나 낚아 채는데 이 녀석이 집에 돌아와서 바로 그 짓을 했다.
아무리 콧등을 맞고 호통을 치고 야단을 쳐도 고쳐지지 않는 나쁜 버릇이다.
우리 슈가의 동물적인 본능을 어찌하랴만, 그래서 내가 부르는 별칭이 ‘멍청이 슈가’로 굳어져 버렸다.
여하튼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슈가를 부둥켜 안고 구르고 소리를 지르며 아주 야단이 아니었다.
이렇게 6일만에 온 가족이 모두 다시 모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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