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31일 월요일
개인적으로 참 힘들었던 한 해가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미국 생활을 하면서 나에게 많은 힘이 되어 주었던 이쁜 마리아가 40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고, 내가 참으로 존경하고 따랐던 60대 중반의 쟈넷도 올해 세상을 떠나셨다.
쇼핑을 하면서 가끔 우연히라도 만나질까 두리번거리기도 했으니 그들과의 영원한 헤어짐이 내 마음 속에 아직도 진하게 각인 되어 남게 된 아픈 해 였다.
그 아픔이 사라지기도 전에 혈육 하나를 보내었으니 참으로 마음 아픈 한 해가 아닐 수 없다.
미국에서 살 게 된 지난 6년 동안 내가 동생을 만난 것은 딱 두 번 뿐이었으나, 이제 영원히 만날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 정말이지 가슴이 미어진다.
어제는 이 메일을 정리하다 동생과 주고 받은 메일을 보게 되었다.
그 때만 하더라도 다시 회복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서로 서로 힘이 되어 주었는데 이제 메일을 보내도 동생이 영원히 받을 수 없다는 생각에 한참을 울었다.
가족 모두 메일을 보내며 격려하고 힘들지만 동생의 투병생활에 웃음을 잃지 말고 나을 수 있다는 굳건한 믿음으로 서로 위안이 되었는데 세월은 우리에게 감당할 수 없는 아픔을 주고 이렇게 흘러 간다.
내년엔 이 아픔이 좀 연하게 희석될 수 있을까?
아마도 오랜 세월이 흘러서야 진정이 될 것 같다.
남편의 회사는 창립 2년도 안 된 신생 회사이다.
이 회사의 한 해 실적이 어마어마할 만큼의 것이어서 많은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과 찬탄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러기까지 굽이굽이 얼마나 많은 시련이 있었는지 모른다.
지난 5월부터 시작하여 수없이 많은 밤들을 불면으로 지샜고, 하루에 한 끼도 못 먹는 날도 수없이 많았다.
그런 고비들을 지켜 보는 나 역시도 너무나 힘들었다.
퇴근해 오는 남편의 얼굴색부터 살피는 게 일이었고, 행여 얼굴 빛이 좋지 않은 날은 나는 물론 아이들까지도 얼음판 위를 걷는 듯한 긴장의 날들의 연속일 수 밖에 없었다.
앞으로는 사업하는 사람의 안 사람으로 아마도 이런 생활에 적응해야 할 것 이다.
너무 힘들어서 예전에 월급 받던 때가 더 좋았다고 말하고서 금방 후회를 했다.
그것은 다름아닌 남편의 기를 꺾어 버리는 못난 언사였기 때문이고 절대로 입 밖에 꺼내서는 안 될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엔 조금만 더 수월하게 사업이 진행 되었으면 좋겠다.
내년엔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는 아픔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고 홀로 계신 불쌍한 우리 엄마, 조금 더 강인한 마음으로 조금만 아파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불쌍한 우리 엄마께 마음의 안정을 달라고 기도에 매달려야겠다.
*블로거 여러분들, 새해 힘차고 건강하게 맞으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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