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백수 아줌마

브런치 파티

김 정아 2007. 9. 24. 12:04

2007년 9월 21일 금요일

오늘 요리 가는 날인데 모두의 사정이 여의치 않아 하루 빠지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은 주일학교 자모회 임원진들이 우리 집에 모였다.

주일학교의 선생님과 학생들을 잘 돕기 위해 무엇보다 우리 임원진들이 한마음으로 뭉쳐야 하는데 그 기본엔 서로에 대한 친목이 우선 되어야 하고 개인적인 만남도 잦아져야 할 것 같아서이다.

 

이전에 서로 얼굴은 알고 있었지만 대화를 해 본적이 없는 회원도 몇 된다.

그래서 오늘은 순전히 친목도모의 장으로 우리 집을 개방했다.

회장님은 NASA 근처에 살아 우리 집에 오자면 고속도로를 두 번 바꾸어 타고 한 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다행히 금요일은 성서 공부가 있는 날이라 어차피 한인 타운에 나와야 되어서 오늘로 잡았다.

 

브런치로 스파게티, 마늘 빵, 삶은 옥수수와 고구마, 추석이 가까워 송편으로 메뉴를 준비했고 모두들 맛있게 먹어 주었다.

아이들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었고, 주일 학교 문제를 떠나 개인사를 서로 나누었다.

 

한 회원의 가족사도 마음이 절절했다.

그 회원은 한국에서 중등교사로 일했고 남편은 대기업에 다니며 무엇 하나 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느 날 남편께서 미국 유학을 하겠다고 해서 그 안정된 생활을 다 팽개치고 미국에 오게 되었다고 했다.

박사를 받고, 미국 대학의 교수로 가기까지 그 어렵고 힘든 유학생활을 견디며 살아왔던 이야기가 마음에 감동이 일었다.

그 박사며 대학교수가 되기까지 얼마나 내조를 잘 했을까 싶은 것이 남편 한 사람의 박사가 아니며 교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 이상이 아마도 그 아내의 공이 작용했을 것이다.

장하단 생각까지 들었다.

 

여하튼 주일학교 임원진을 보시고 신부님께서는 알짜배기들만 뽑았다고 하셨다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신부님께 인사를 드리러 임원진들이 갔던 날 난 라스베가스에 있어서 못 갔다.

아마도 나를 보셨으면 그런 말씀을 못하셨을 것이다. 왠 날라리 신자가 여기 끼어 있어요 하셨을 것 같다.)

신부님 말씀대로 다들 신앙심도 깊고 마음도 따뜻한 사람들이다.

이런 인연을 만난 것도 내 복인가 한다

*오랫만에 우리 슈가 사진입니다. 아이들이 참 짖궂어요. 곰돌이 인형에 입혀 놓은 산타 옷을 빼서 슈가한테 입혔어요. 저 옷을 입고 어찌나 뒤뚱거리며 다니던지 한참 웃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