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20일 금요일
성당 도서관에서 빌려온 공지영의 ‘착한 여자’를 읽었다.
어려서 가정에서부터 상처 받았던 여자 오정인과 한 동네에 살면서 정인의 아픈 모습을 지켜보며 보호해 주고 싶었던 명수, 역시 상처 받으며 살아 정인의 품에서 안주하려 했던 정인의 남편 현준, 여러 여자를 돌아 정인에게 사랑받았지만 결국 정인을 떠난 남호영이 축을 이루어 간다.
오정인은 폭력 아버지와 아버지의 폭력과 냉대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하고 만 어머니를 둔 부모에게 조차 사랑받지 못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명수는 어려서부터 정인을 친동생처럼 돌보았으나 세월이 흐름에 따라 놓지도 못하고 잡지도 못하다가 스무 살 어린 시절에 청혼을 했지만 허락을 받지 못한다.
정인의 옆집에 살던 , 서울로 유학을 가 있던 현준에게 마음을 빼앗겨 결혼을 했으나 현준의 불성실함과 도박과 구타를 이기지 못하고 민호를 낳고 이혼을 한다.
그 이후 소설가 지망생이었던 남호영을 출판사 근무시절에 만나 따스하던 성품하나 믿고 한 달을 같이 지내다 그는 다른 여자를 만나 결혼하면서 정인을 떠난다.
정인에게 마지막 선물처럼 뱃속에 아이를 주고 가고 정인은 효빈이라는 딸을 낳는다.
결국 남호영도 자신을 속박하고 옥죄는 유화실의 의부증을 견디지 못하고 결혼은 파행으로 끝을 내고 만다.
의사가 된 명수도 여성학도였던 똑똑한 연주와 결혼을 하지만 정인에게 마음 쓰는 것을 이기지 못한 연주의 성화로 이혼을 하게 된다.
명수는 미국으로 떠난 연주를 데리러, 다시 한 번 가정을 꾸리려 노력하지만 결국 혼자서 돌아온다.
예전에 명수의 어머니가 정인을 불길한 아이라고 했었다.
정인 곁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가 불행해 진다고 했는데 피상적으로 정인 곁에 있는 이들은 모두 불행해 보인다.
남들의 아픔을 먼저 생각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안된다는 소리 한 마디 못하는 착한 여자 오정인은 여러 사람들과의 방황 속에 종지부를 찍고 혼자서 살아가는 길에 익숙해진다.
어쩌면 한국으로 온 명수와 먼 길을 돌고 돌아 그와 영원을 약속하게 될지도 모른다.
명수와 정인의 그 어긋나는 인연을 바라보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사람 사는 인생이 자기 뜻대로 순탄하게 흘러가지는 않겠지만 정인에게 단 한 번이라도 진정한 자기 것을 갖도록 해주어도 좋았을 텐데 신은 자꾸만 불행한 정인의 마음만 더 아프게 한 것 같다.
이 책을 서너 장 읽다 보니 예전에 읽었던가? 하는 의문이 자꾸 들었는데 끝장을 마칠 때까지 그 생각은 계속 되었다.
내가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탓인가? 책 속의 내용들이 너무나 여러 드라마들을 닮아 있었다.
어쩌면 ‘착한 여자’가 영화로 나와 내가 그 영화를 본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아마도 책 전반부는 이전에 읽었을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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