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거나 슬프거나..

또 다른 이별.

김 정아 2007. 2. 10. 12:40
 

2007년 2월 8일 목요일

오늘 민정이네가 한국으로 떠났다.

아침 일찍 민정이네를 공항에 데려다 주고 오는 길에 얼마나 서운하고 허전하던지 눈물이 핑 돌았다.


민정이네는 4년 전에 주재원 발령으로 이곳에 왔고, 남편과는 같은 그룹사 소속이라 오면서부터 만나게 되었다.

두 부부가 사리분별 명확하고 남에 대한 배려도 깊은 사람들이라 만날수록 편안하게 느껴졌고, 그래서 오랫동안 좋은 친분을 유지하게 되었다.


주재원 임기가 끝날 때 즈음에서 민정이네는 오랫동안 고민을 많이 했었다.

한국으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이곳에서 계속 머물것인가 였는데 민정엄마는 이곳에 남기를 아주 간절히 원했었다.

샌드위치 가게나 식당일을 해서라고 여기에 남기를 원한다고 할 때마다 내가 그랬다.

“지금처럼 일 안하고도 여유 있고 편하게 살 수 있으면 여기 남아도 되지만, 미국에 사는 댓가로 허드렛일을 해가면서 힘들게 살아야 한다면 돌아가라.

당당하고 안정된 선생님이란 직업을 포기하고, 힘들게 살아야 할 이유가 뭐냐. 미국이란 나라가 그렇게 대단하지는 않다.” 했다.


오랜 고민 끝에 그들은 돌아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아마도 그런 결정을 내리기엔 이제 초등학교 2학년과 유치원 아이이기 때문에 쉬웠을 지도 모르겠다.

난 민정이네가 여기에 남을 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막상 가게 되니 좋은 친구 한 사람을 잃었다는 기분에 쓸쓸함이 대단하다.

그러나 가야 할 사람을 막을 수 없는 노릇이고, 민정 엄마 또한 여기에서의 경험으로 교단에 돌아가 훌륭한 선생님이 될 거라 생각하며 스스로 위로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