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거나 슬프거나..

포근한 일요일을 보내고.

김 정아 2007. 1. 22. 11:23
 

2007년 1월 21일 일요일

어제 밤 딸들은 작은 아이 방에 딸린 간이 화장실에서 자도 되느냐고 나에게 물어왔다.

난 뭐 잘 못 들은 줄 알고 “뭐라고?” 하고 반문했는데 화장실에서 자겠다는 것이다.

편한 방을 놔두고 왜 화장실에서 자야 되느냐고 했더니 그냥 해 보고 싶다는 것이다.

안된다고 대답을 했지만 여러 번을 졸라대어 정말 그렇게 해 보고 싶으면 해 보라고 했다.

뭐 화장실에서 잔다고 목숨이 오가는 것도 아니고 , 색다른 뭔가를 해  싶다는데 그냥 놔두기로 했다.

누구 발상이냐고 물었더니 둘이 동시에 생각을 했다고 하니, 내 딸도 못 말리는 아이지만 조카 또한 절대 뒤지지 않는 아이다.

타일 바닥을 닦고 이불을 깔고 좋아서 난리가 났다. 

남편은 아동 학대라고 어이없는 웃음을 웃었지만 굳이 말리지는 않았다.

아침에 일어 나 문을 열어 보니 둘이 너무나 편하게 자고 있어서 깨우지도 못하고 우리만 성당에 다녀왔다.


친구들과 아침 식사를 하고 장을 보는데 남편은 싱싱한 갓을 보더니 갓김치를 담아야 한다며 여섯 단이나 되는 갓을 골라 카트에 담는 것이다.

난 갓김치는 담아 본 적도 없고, 옆에서 구경 한 적도 없어 못 담겠다고 했더니 자기가 다 도와주겠다고 해서 말리지 않았다.

간하는 시간이 배추보다 훨씬 짧아서 빨리 진행이 되었는데 남편이 옆에서 코치를 잘 해 주어 생각보다 빨리 끝낼 수 있었다.

무슨 남자가 요리에 대한 상식이 나보다 더 많은지 모르겠다.

남편은 밥 한 공기를 쓴 갓김치와 비워냈다.


오후엔 조카와 작은 아이를 데리고 롤러스케이트 장에 다녀왔다.

모처럼 날씨가 포근해 집에 있을 수가 없었다.

조카는 한국에 없는 롤러스케이트 장을 보고 신기 하다고 했다.

한국에 고모가 중학교 다닐 때만 해도 있었다고 말 해 주었다.

그런데 왜 그 롤러스케이트 장이 한국에서 사라졌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롤러 탈 수 있는 곳도 없는데 그런 곳이 있으면 잘 될 것 같은데 말이다.

생일 맞은 아이들이 많아 그 친구들로 많이 붐볐다.

두 아이는 생각보다 흥이 나지 않았는지 30분도 안 되어 나오겠다고 해 돌아왔다.

모처럼 화창하고 비가 오지 않은 오늘, 마음도 포근한 하루였다.

*한국처럼 수채구멍이 있는 화장실이 아니어서 물에 젖어 있지는 않습니다.저쪽 문을 열면 샤워실이 있고요. 이불 깔려 있는 곳은 세수하는 싱크대가 있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