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구경하기

한 겨울, 물놀이 공원에서

김 정아 2007. 1. 2. 00:11
 

2006년 12월 31일 일요일

연말 쯤 남편은 며칠 간 휴가를 낼 수 있을 거라 했는데 내년도 사업계획서가 완료되지 않았고, 새해가 되기 전까지 해결할 일이 남아 있어 여전히 바빠 도저히 집을 떠날 만한 여유가 없다고 했다.


한국에서 온 조카를 집에만 둘 수 없어 어디론가 데리고 가야 하는데 남편이 시간이 안 된다니 내가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집에서 한 시간 30분 정도의 Galveston에 'Schlitterbahn' 이라고 하는 물놀이 공원이 있는데 겨울에 성탄절 즈음부터 1월 1일까지 문을 연다고 해 인터넷을 뒤져서 정보를 입수하고 그곳을 다녀  오기로 했다.


고속도로를 두 번이나 바꾸어 타야하고, 워낙 길눈이 어두운 나라 어제 저녁부터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원석이라도 같이 가면 옆에서 지도라도 읽어 줄 텐데 그곳에 가고 싶지 않다고 튕기는 바람에 조카와 나연이만 데리고 가기로 했다.

아침에 길을 떠나는데 남편은 아무래도 걱정이 많이 되었는지 인쇄한 지도 외에도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해주면서 차를 믿고 가라고 한다.

내가 인쇄한 길과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길이 달라서 혼돈되어 중간에 네비게이션은 꺼버리고 고속도로에서 내리는 길까지는 잘 찾아 왔는데 목적지에 다 와서 좀 헤매다 찾아갔다.


들어가니 지붕을 덮어 놓고 개스로 실내온도를 데우고 있었고, 물도 데워져있었다.

나도 물에 들어가 보려고 복장까지 준비하고 갔지만 아무리 물과 공기가 따뜻하다 해도 발에 와 닿는 물의 감촉이 선선해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큰 아이들을 따라온 부모들 중엔 물에 들어가지 않고 아이들만 보내는 엄마들도 많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입장객들이 많아졌지만 여름보다 한산해 아이들은 어느 기구에서도 기다리지 않고 바로 바로 탈 수 있었다.

실내에서 놀다가 야외에 설치된 물 미끄럼틀을 타러 나갔던 아이들이 거의 사색이 되어 들어오기도 했다.

내가 봐도 공포스러울 정도로 수직으로 떨어지는 미끄럼틀이었다.

그래도 세 번을 더 탔던가?

 

아이들은 지칠 줄 모르고 오갔는데 아무래도 체력이 감당이 안 될 것 같아 4시에 짐을 꾸리고 정리를 해서 나왔다.

감기에라도 걸리면 큰 일이니까.

내일 또 오자고 보채는 걸 보니 너무 재미있었나 보다.

 

*입장하기 전입니다.

 

 

 

 

 

 

 

 

*물 놀이 끝내고 나오는 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