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24일 금요일
아침 일찍 남자들은 골프를 치겠다며 우리를 버려두고(?) 나갔다.
설마 이 먼 곳까지 와서 자기네만 놀겠다고 하진 않겠지 하는 일말의 기대감도 있었지만 당당하게 나가버렸다.
하긴 우리도 강경하게 말리진 않았다.
수 십여 개의 골프장과 수 백 개의 콘도가 있는 이곳은 겨울철에 골프를 치러 오는 관광객으로 겨울인구가 급증하는 곳이기도 한데 힘들게 운전해 온 남편들에게도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
12시쯤 돌아온 남편들은 감히 고개를 제대로 들지도 못하고 미안해하며 들어왔다.
모처럼 점심 식사를 밖에서 하고 ‘Aerial Tramway'에 갔다.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수 분만에 사막에서 눈 덮인 산으로 향할 수 있는 에어리얼 트램웨이는 팜 스프링의 주요 관광지 가운데 하나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케이블카라고 했다.
오후 늦게 나섰는데도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표를 끊고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렸다.
이미 산에 푸른빛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고 웅장한 바위들과 곳곳에 노란빛을 띤 산을 보며 올라가는데 나름대로 참 아름답다는 생각뿐이다.
정상으로 올라가니 고도가 아주 높아서인지 추워서 몸을 웅크려야 했다.
산 아래로 난 오솔길을 따라 내려가니 울창한 침엽수림이 나타나고 그곳에 꼭 곰 몇 마리가 튀어 나올 것 같은 원시림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석양은 왜 이리 빨리 지는 지 다시 어두컴컴한 길을 운전해 그 길을 나와 친구 부부가 기다리는 장소로 이동했다.
우리가 이곳에 온다는 소리를 듣고 오래된 친구 부부가 두 시간을 운전해 우리에게 저녁을 대접하겠다고 온 것이다.
친구들과 맛있는 저녁을 먹고 갈 길이 멀어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친구부부는 돌아갔고 우리도 숙소에 들어와 내일 일찍 떠나기 위해 짐을 다 챙겨 놓고 깊은 잠에 들지 않기 위해 소파에 누워 새우잠을 잤다.
다시 24시간 이상을 운전해 갈 생각을 하니 마음이 천근만근으로 무겁다.
4년전 팜 스프링스 여행에서 쓴 글입니다.
미국에서 온천욕을 한다고?http://blog.daum.net/kja65/322025
팜 스프링 http://blog.daum.net/kja65/332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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