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 26일 화요일
아침에 작은 아이 학교 가는 것도 못 보고 나 먼저 집을 나섰다.
귀에서 고름이 흘러나와 병원 예약을 했는데 아침 8시 30분밖에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딱 교통이 가장 복잡한 시간이라 한숨이 흘러 나왔으나 만사를 다 제쳐두고 그 시간이라도 가야지 별 방법이 없다.
평소 15분이면 될 거리를 한 시간 예상으로 생각하고 출발했다.
역시나 우리 집 앞에서부터 막혀 고속도로는 움직일 생각을 안 하고 있다.
한 시간 넘게 걸려 예약한 시간 보다 10분 늦게 도착했다.
그 시간에 병원의 의사나 간호사가 나왔을까? 아마도 내가 제일 먼저 가서 기다리는 것은 아닐까? 하고 느긋하게 생각했는데 벌써 환자가 네 명이나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예전에 어느 토요일, 치과에 9시로 예약을 하고 비 오는 날 가족 모두 서둘러 집을 나섰는데 9시 20분이 되어서야 의사와 간호사가 나타났다.
비오는 날 차안에서 기다리면서 도대체 이 나라 병원들은 환자 알기를 뭘로 아나하며 분통을 터트린 적이 있었다.
9시 진료면 의사나 간호사들은 그 보다 훨씬 일찍 출근해 있어야 되는 게 내가 아는 상식인데 이해가 안 된다.
오늘은 또 얼마를 기다리다 진료를 받을까 하고 있는데 15분 쯤 기다렸는데 이름을 불렀다.
미국 병원 다녀 본 일 중 가장 빨리 진료를 받은 것 같다.
한 달도 안 되어 나를 본 의사는 알코올로 귀 소독하라는 대로 했냐고 물어 본다.
안 했다고 했더니 실망하는 표정을 지으며 자기 지시를 잘 따라야 된다고 덧붙인다.
사실 혼자 가서 의사 말을 다 알아듣는 것이 쉽지는 않다.
오늘도 주의 사항을 여러 가지 알려 주는데 내가 알아들은 말이 제대로 된 것인지 어쩐지도 모르겠다.
고름을 빼주고 귀를 청소를 해주고 일주일 후에 다시 오라고 한다.
병원에서 나와 윤지네 집에 갔다.
미국에 온지 이제 4일째 인데 아직 차가 없으니 꼼짝도 못하고 집에 있는다.
할로윈이 다음 달인데 아직 어린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 옷을 구입해야 할 것 같아 ‘party city'에 가서 구경했다.
마귀할멈이랑 여러 가지 것들을 보고 아이들은 많이 무서워했다.
하긴 어른인 내가 보아도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다른 해와 달리 매장의 장식이 섬뜩할 정도로 소름 끼친다.
아이들의 할로윈 복장을 사서 돌아왔다.
이 아이들에겐 처음으로 맞는 신나는 할로윈이 될 것이다.
*유리 진열장에는 사람이나 동물의 심장이 피를 흘리며 놓여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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