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감자도 캐고.....

김 정아 2006. 6. 29. 09:32
 

2006년 6월 17일 토요일

오늘은 시아버님 생신이다.

어제 간단한 음식을 준비해서 오늘 케이크에 불을 붙이고 식사를 하고 시골에 있는 부모님 집으로 모두 이동했다.

수확을 끝내고 조금 남아 있는 감자를 아이들에게 캐 보게 하기 위해 서둘러 시골집으로 갔다.

부산을 떨며 감자 밭에 가니 두 고랑이 남아 있었고 아이들은 뿌리를 걷어내고 그 밑에서 감자가 나오는 것을 보더니 너무나 신이 났다.

양이 적어 좀 아쉬운 마음도 있었으나 실제로 감자를 캐는 경험을 해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시골 길을 돌아가며 나연이에게 논과 벼 밭이라는 단어에 대해 설명을 해 주었는데 미국 식 사고방식인지 논이란 말을 ‘난’이라고 발음하고 벼라는 말도 어려워했다.

비닐 하우스라는 말을 가르쳐 주고 조금 후에 다시 물어보니 ‘플라스틱 하우스’라고 말하니 기절하겠다.

미국은 비닐이라는 말은 ‘플라스틱’이라고 표현을 하니 그렇게 멋대로 자기 식으로 이해를 하고 말았던 것이다.

미국 슈퍼에서는 ‘페이퍼 백’은 종이봉투를 뜻하고 ‘플라스틱 백’은 비닐 봉투를 뜻한다.


집으로 돌아와 살펴보니 5년 전에 우리가 생활했던 물건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주재원 임기가 끝나고 4년 후에 한국에 오면 그 때 가져가겠다고 어머님 집에 맡겨 놓고 온 일곱 권 정도의 가족 앨범과 학교에 근무하면서 받았던 졸업앨범, 중2, 고2를 맡으면서 수학  여행 가서 찍었던 큰 학급 사진들, 큰 아이 학교 보내고 스크랩 해둔 아이에 관한 여러 가지 자료들, 열심히 써 두었던 내 일기 등등 소중한 내 추억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 아이들과 함께 먼지를 털어 내고 쳐다보았다.

 

돈 드는 것도 아니었는데 주재원 나갈 때 다 가져 갈 걸 이걸 왜 안 가져  갔을까 후회를 하면서 이번 휴스턴에 돌아가면서 가져갈 앨범 몇 권과 내 일기장을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