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친구들과 함께수련회를 다녀온 작은 아이

김 정아 2006. 6. 19. 10:53

 

 

 

 

2006년 6월 15일 목요일

어제는 나연이 학교에서 수련회를 가는 날이었다.

이런 기회가 생기고 같이 갈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담임선생님께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다.

담임선생님께 잘 다녀오라는 인사도 하고 싶고 일생에 최초로 가는 수련회를 기념해 사진을 찍어 주고 싶어 아이들이 모여 있는 운동장에 갔다.

많은 한국 아이들 사이에 모여 있는 아이가 참 기특해 보였다.

오늘 큰 아이가 다닐 중학교를 방문했다가 시간이 좀 늦어 부랴부랴 왔는데 수련회를 마친 아이들이 벌써 집으로 향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급해져 큰 아이는 집으로 바로 보내고 나는 혹시나 해서 나연이 친구집으로 갔다.

역시 우리가 좀 늦어서 나연이는 친구 집에서 놀고 있었다.


비가 와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아이는 즐겁게 다녀 왔다고 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인데도 보트도 타고 , 친구들의 장기 자랑도 보고 호랑이처럼 무서운 교관 선생님 이야기도 하고, 자체 내 골든벨에 도전한 친구들 이야기도 하고, 등산한 이야기도 했다.


포경수술을 한 원석이가 이제 많이 나아져 움직이는 데 전혀 불편이 없게 되었다.

집에서 데리고 있을 수는 없어 학원을 보낼까 학교를 보낼까 고민하다가 인근에 있는 중학교 교감선생님과 통화를 했더니 일단 아이를 데리고 오라고 하셨다.

교감 선생님, 교장선생님, 그리고 같은 동에 사는 민수라는 아이와 같은 반을 넣어 달라고 해서 엉겁결에 담임선생님이 되어 버린 수학선생님, 모두 너무나 친절하셨다.

마침 영어 듣기 평가 시간이었는데 담임선생님은 아이를 데리고 교실에 가셔서 시험까지 보게 하셨다.

남아 있는 교복과 도서실에 남아 있는 교과서까지 챙겨주셨다.

문방구에 들러 실내화와 몇 가지 학용품을 사고 택시를 타고 시내에 나가 이름표를 새겨서 돌아오는데 아이는 마음의 짐이 너무나 무거웠는지 통 말이 없다.

난 원석이 마음을 잘 안다.

소심하고 소극적이고 낯선 곳에 가는 걸 너무나 싫어한다.

처음으로 미국에 갔을 때도 새로운 곳에 가는 것을 너무 싫어해서 애를 좀 먹었었다.

그런 성격이 시간이 가면서 나아질 거라 생각하고 있는데 아직 때가 아닌지 요즘도 낯선 환경에 가는 것을 많이 꺼려한다.

휴스턴에 있는 아빠와 통화를 하고 나서 마음을 좀 위로 받았는지 설레인다는 말도 했다.

원석이가 이곳 학교에 방학 할 때까지만 다녀 준다면 내가 이곳에 온 목적이 200%, 300% 초과 달성이다.

비록 다른 문화 체험과 여행을 하지 않는다 해도 말이다.

다만 시골에 있느라 내 친구들, 같이 근무했던 정다운 동료 선생님들을 만날 시간들이 부족하다는 것인데 돌아가기 며칠 전에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으로 비워 놓는다면 가능 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