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15일 목요일
어느새 내 블로그의 글들이 오늘로 딱 400회 째이다.
내가 처음으로 글을 올린 것이 2002년
9월이다.
그렇게 원하던 휴직을 하며 미국 땅에 와서 느낀 점들을 그냥 흘려 버리고 싶지 않았다.
나에게 주어진 귀한 기회를
어떻게든 기억하고 싶었고 나중에라도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어 컴퓨터로 일기를 쓰며 저장하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다음'의 칼럼이라는 곳을 알게 되었고 용기를 내어 그간의 일들을 공개적인 장소에 올리게
되었다.
400편의 글 중 단 한 줄도 남의 글을 옮겨오지 않았고, 단 한편도 스크랩 해온 글이 없다.
내 하루 생활과 생소한 미국
땅에서 느꼈던 생각이나 경험들로 이루어진 글이어서 내 미국 생활 4년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가끔 내 블로그 최초의 글들을 읽으며 잠시 기억에서 잊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웃음도 짓게 되고, 처음 와서 당황하고
혼란스러웠던 기억들도 떠올리며 '아, 내가 4년 전에 이랬구나. 참 많이 발전했네!'하는 생각도 한다.
고속도로에서 길을 잃고 집에 못
찾아 갈 까봐 겁이 나 울던 원석이의 모습, 차에 기름 넣는 법도 몰라 당황했던 모습, 현금 카드 사용법도 몰라 우울했던 모습들이 다시
떠오른다.
그야말로 블로그는 내 4년의 역사이며 우리 가족사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무형의 블로그가 너무나
소중하다.
그사이 수많은 사람들이 내 칼럼과 블로그를 1회성으로 방문했고, 나 또한 수많은 블로그를 방문했다.
그냥
지나쳐도 하나도 아쉬울 것 없는 블로그에서부터 나 자신을 돌아보고 배우게 되는 좋은 블로그들도 많다.
좋은 블로거들과의 만남도 내겐 참
소중한 인연이다.
이런 인연들도 귀하게 간직하고 싶다.
그리고 난 블로그에 작은 소망 하나를 가지고 있다.
나중에 아이들이 컸을 때 ,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에
돌아가게 될 때 난 이 블로그를 책으로 5권만 만들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시집 장가 갈 때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겨진 책을 선물로 줄
것이고, 나중에 늙어서 추억을 먹고살아야 할 때 때 옆에 두고 오래도록 읽을 것이다.
이 작은 소망을 위해 나의 블로그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이 블로그에 열심히 와 주시고 성의껏 댓글을 주시는 성각님, 키작은 나무님, 옥이 사랑방님, 임광자님 ,물안개님,
요들님, 라신님, 최승헌님, 찰스님, babyfox님, 조앤님, 초록빛님, 영란님, Orchid님, 분꽃님, 나무신장님,작약향기님, 또 누가
있더라? 감사합니다 .이름이 없으신 분들은 삐지지 마시고 제게 말씀해 주세요.
특히 칼럼 1회 때부터 400회까지 한편도 빠짐없이 읽어주시고, 열렬한 독자로 저에게 힘을 주신 푸른나무처럼님 (박인숙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댓글은 자주 안 달지만 첫회부터 읽었을 고등학교 친구 반디님에게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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