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미국적인..

베이비 샤워

김 정아 2003. 8. 6. 00:33

2002. 3. 7

나연이 메트리스를 리턴했다.

아무 감각이 없는 남편은 침대 메트리스를 무려 다섯 개나 사 놓고 있었다.

아무소리 안하고 받아준다

참 재미있는 나라다.

지난 번 백화점에 갔는데 어떤 아줌마가 침대 커버를 빨았더니 실이 뜯어졌다는데 그것도 새 것으로 교환해 주었다.

일단 딱지만 떼지 않고 한 달이 넘지 않으면 입던 것도 쓰던 것도 어떤 것이든 보상해 주는 게 이곳의 법이라고 했다.

소비자 지상 주의라고 할까?

같은 미국 내에서 장사를 해도 미국 가게와 동양 가게는 또 차이가 있다.

호경씨가 중국가게에서 도넛을 사다가 실수로 하나를 바닥에 떨어뜨렸는데 절대 바꿔주지 않았다.

우리는 결심했다.

절대 중국 가게 안가기로 .

오후에는 여직원의 베이비샤워 파티에 갔다.

예비 엄마가 출산준비 가게에 자기가 필요한 물건의 목록을 만들어 놓으면 당사자와의 친분관계 등 여러 가지 것들을 고려해 물건을 산다.

그러면 그 물건은 목록에서 지워지고 다른 사람들은 남은 물건들 중에 또 고른다.

그러면 예비 엄마는 파티를 열어 고마움을 표시한다

생경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자리라 어색했으나 여자들만 초대 받은 자리에 그래도 명색이 지사장 부인인데 빠질수가 없어 갔는데 그런데로 즐거운 자리였다.

남편은 중국 사람이라 한 테이블은 중국사람 ,또 한 테이블은 한국사람, 또 한 테이블은 미국사람이 앉아 있었다.

그야말로 다국적 국민이 모였다

합리적이란 생각도 들면서 한국에서는 쑥스러워 드러내 놓고 말하지 못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결혼식에는 웨딩샤워라는 것도 있다고 한다.

미국사회의 문화를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되었다.


2002. 3. 13
남편은 오늘 모처럼 과장님이랑 술 한 잔하고 좀 늦게 오겠다고 전화가 왔다.

그런데 아주 빨리 들어왔기에 왜 술 안 마시고 왔냐고 하니 술 마실 적당한 곳을 못 찾아서 집에서 하려고 한다고 한다.

별 이상한 나라도 다 있다.

우리나라는 도처에 술집 천지건만 술 마실 적당한 장소가 없어 일찍 들어 왔다니.

하긴 우리나라가 연간 주류 소비량 세계 1위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