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거나 슬프거나..

한국, 일본, 미국을 거쳐 캐나다로 향하는 가족을 위해.

김 정아 2005. 8. 24. 03:12

2005년 8월 19일 금요일

 

바오로회(성당의 주재원 모임)회원들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였다.
2년 반 정도의 휴스턴 주재원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임하는 대우의 이 부장님의 송별회를 위해서다.

 

일본과 미국에서 주재원 생활을 마치고 8월말 한국으로 돌아가시게 된다.
난 그 댁의 두 아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좀 아린다.
한국에서 3년의 학교 생활, 일본에서 4년간 학교 생활, 휴스턴에서 2년 반의 학교 생활을 거친 아이들.

 

그 아이들을 한국에 데려 갈 수 없어 고민 고민하다가 친척들이 있는 캐나다로 보내게 되었다.
가면서 하는 말이 "캐나다가 우리의 마지막 나라가 되길 간절히 빌어요"라고 말하고 갔다고 한다.

 

큰 아이는 10학년, 작은아이는 9학년이다.
입학한 학교와 졸업한 학교의 나라가 다 다르다.
많은 나라를 거치며 아이들도 나라마다 다른 가치관 때문에 많이 혼란스러워했다고 한다.

 

어느 날 뭔가로 야단을 치고 있는데 아이가 엄마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고개를 뻣뻣하게 들고 있기에 " 어른이 말씀하시는데 어디서 눈을 똑바로 쳐들고 노려보냐?"고 했더니 아이가 너무 기 막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한국에선 용납 될 수 없는 예절이다.
그러나 미국에선 선생님이나 어른에게 혼 날 때 고개를 숙이고 있으면 상대를 무시하는 처사이기 때문에 눈을 똑바로 보고 있어야 한다.
"엄마는 우리를 이 나라 저 나라 다 데리고 다니면서 왜 한국 방식에만 맞추려 드느냐?" 했다고 한다.
그 이후로 아이들 혼내는 것도 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시 캐나다라는 낯선 나라로 가게 되었으니 그 아이들에게 축복이 될 수 있길 기도해 본다.
8월말 이부장님 부부는 캐나다에 갔다가 엄마는 아이들과 캐나다에 머물고, 이부장님만 한국 행 비행기를 타게 되니 언제까지가 될 지 모르지만 이산가족이 될 것이다.

 

이 부장님 가족이 빠른 시일내 한 나라에서 만나 지금 같은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되길 간절히 바랜다.

 

아마 올 연말에 우리도 한국으로 귀임 하게 될 것이다.
이 부장님 댁이 남의 일처럼 여겨지지 않는 이유다.

 

 

*사진을 올릴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그런데 이 글 올린 것은 말씀 안 드렸는데 괜찮을지? 비오로회에서 준비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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