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12일 화요일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극장 나들이를 했다.
코로나 시국 초기에 코로나 걸리면 어쩌나 하면서 마스크 두 개 겹쳐 쓰고 영화관에 가서 '기생충'을 본 게 마지막이었다.
어제 한국 출장에서 돌아온 남편과 대화 끝에 한국에서 '서울의 봄'을 못 보고 와서 아쉬웠다 했더니 휴스턴 어느 극장에도 들어왔다고 하니 같이 가자고 해서 알아보았다.
그랬더니 고속도로 두 번 바꿔 타고 가야 하는 극장에 걸려있었는데 내일이 마지막 상영이라고 해서 서둘러 예약을 하고 오늘 오후 8시 20분 것을 보고 왔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했던가?
총칼로 시민들을 위협하고 사지로 내몰았던 정권이 45년 정도가 지난 이제는 총 대신 '법'이라는 무기로, 이 나라 국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 이태신 장군이 올곧게 군인의 정도를 가는데 나중엔 이제 그만 멈추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의 신념이 계속 된다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수많은 서울 시민들이 총탄에 맞아 쓰러졌을 것이고 ,수많은 군인들이 총에 맞아 죽으면서 내전이 일어났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긴 12.12 그 날 밤엔 시민들이 죽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5월엔 수많은 국민들이 군화발과 총탄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가는 역사적 비극이 일어났다.
긴박한 그 밤이 흘러가고, 그 날 밤을 주도했던 악마같은 인간은 끝까지 부귀와 영화 ,천수를 누리며 죽는 날까지 암도 안 걸리고 치매도 없이 늙은 몸으로 골프까지 치면서 고통없이 죽었다.
'하늘도 무심하지' 라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인 것 같다.
그가 살아있을 때 이 영화가 만들어지고 상영되었다면 일말의 가책이라도 느꼈을까? 라는 생각을 잠시 해 보았는데 그럴 일은 없었을 것 같다.
죽어서 그가 파주 어디에 묻히고 싶다 했고, 파주 시민들이 결사반대를 했던데 그 곳 말고도 그가 대한민국에 묻힐 땅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 때의 대한민국의 현실이 너무 암담했었는데 지금의 대한민국도 그 때와 별반 다를 것이 없이 암울하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니 밤은 칠흑처럼 어두웠고 내 마음도 어둡다.
*정치적 성향이 너무나 다를 것이므로 이 글의 댓글은 닫습니다.
다른 이들의 성향을 모두 존중합니다.
*평일 밤의 극장은 사람 없이 한산했습니다.
무슨 인연인지 이 영화를 12월 12일에 보게 되었네요.
이번 영화는 거의 40명 넘는 사람들이 같이 보았습니다. 한국인도 많았지만 그 중엔 외국인도 상당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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