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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업 10 주년

김 정아 2021. 4. 5. 16:53

2021년 4월 1일 목요일

오늘로 가게를 시작한 지 만 10년이다.

 

눈물을 바가지로 흘리며 울고 다녔는데 어느 새 10년이 되었다.

 

남편은 자기 아내가 전업주부보다 비지니스 우먼이 되는 게 더 좋았다고 했다.

 

내 이름으로 직원들 월급을 주고 활기차게 사회 생활을 하는 아내가 더 좋아 여러가지를 생각했다.

 

재고가 많지 않으면서 경기가 나빠도 크게 타격을 받지 않는 업종이 뭘까 하다가 델리 샵을 생각해 냈고 마침 친하게 지내는 형님께서 하는 브랜드가 괜찮다고 하니 추진력이 좋은 남편은 몇 달 만에 계약을 성사 시켰고 난 정말 울며 겨자먹기로 등 떠밀려 광야로 나왔었다.

 

영어도 안 되는 이민자가 하기에 딱히 나쁘지 않았는데 정말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직원들이다.

 

고급인력도 아니고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도 않은  일용직인지라 너무 많은 사람들이 들고 나서 한 달에도 몇 차례씩 나를 멘붕에 빠트리곤 했다.

 

아마도 가게를 그만두지 않은 이상은 이 문제는 나를 항상 따라 다닐 것 같다.

그나마 작년엔 다이닝을 안 열어 인원이 좀 줄어도 상관이 없었는데 올해 다이닝 열자마자 일주일 사이에 세 명이 그만둔다 하니 또 정신이 나가고 있다.

 

매출은 다른 해에 비해 정점을 달리고 있는데 직원이 없으니 힘들지만 10년을 이 바닥에서 버티고 있는 나는 또 다른 직원이 올 거라 믿으며 지친 정신을 달래고 있다.

 

앞으로 몇 년이 될지 모르지만 하는데 까지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