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거나 슬프거나..

나도 김장 했다

김 정아 2018. 11. 17. 08:47


2018년 11월 17일 토요일

나는 오늘 배추 한박스 , 12포기 정도 담갔다.

 

가게를 하기 전까진 항상 집에서 담궈 먹었는데 일을 시작하면서 부엌 살림은 내 중요한 부분에서 점차 사라져갔고 ,아이들이 떠나면서는 집에서 밥을 해 먹는 일도 거의 없어 김치를 담근다는 것은 전혀 내 안중에 없는 일이 되어 버렸다.

 

근데 지난주에 남편이 콜로라도 출장을 갔는데 거기 친하게 지내는 한국 아주머니가 햇 고춧가루를 잔뜩 보내주신거다.

 

“필요도 없는 고춧가루를 왜 가져 왔어? 다음부턴 절대 갖고 오지마 .냉장실,냉동실에 들어 있는고추가루도 지금 처치곤란이야” 했다

 

시어머님 몸 성하실 때 한국 출장 갈 때마다 싸 주신 고춧가루며 깨가 아직도 냉동실에 잠자고 있다 .

이웃에게 나눠주고도 아직도 냉장고 하나를 가득 차지하고 있다.

냉장고에 있던말던 신경도 안 쓰고 있다 고춧가루를 소진할 방법이 김장밖에 없는 것 같아 남편에게 김치를 담그자고 했더니 반색을 하며 좋아한다.

 

남편은 내 마음이 변할까봐 한달음에 한국 마트에 가 배추와 부속 재료들을 사 와서 어제 밤에 소금에 절여 두고 새벽에 서너번을 일어나 뒤집어 놓는 것 같았다.

남편이 간을 하고 씻어 놓은 배추에 난 속을 넣어 마무리했다.

생각지도 못했지만 끝내고 보니 뿌듯하다

 

*6병에 두 통 더 나왔다. 친한 친구도 좀 나눠주고 ,한동안 집에서 밥을 좀 해 먹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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