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1일 일요일
한달 전에 큰 아이는 슈가를 데리고 와서 내게 맡겨 놓고 본인은 구슬 땀을 흘리며 점심시간에도 서서 샌드위치 하나를 입에 밀어 넣으며 엄청난 강도의 실습을 했다
덕분에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올 때는 슈가를 데리고 왔지만 어제 LA는 혼자 돌아갔다
돌아가서 다시 한달 실습을 해야하는데 룸메이트들도 다 집으로 돌아가 슈가를 맡길 곳이 없어서다
난 지난 한 달 슈가를 암센터에 데리고 다니느라 긴장했다
오랜 암투병과 이제 나이 들어 이전에 한 미모 했던 슈가는 눈썹도 하얗게 변하고 , 혈기 왕성해서 산책 중에 고양이나 다람쥐를 보면 목줄을 끊어버릴듯 내달리고 동네를 몇 바퀴를 돌아도 집에 안 들어가려고 버팅기더니 요즘은 아무 것에도 관심이 없다
심지어 동네 반바퀴를 돌고도 혀를 길게 빼고 힘들어한다
마치 몇 십년 후의 내 모습을 슈가에게서 보는 듯 하다
키모를 받는 동안에는 감염이 될 수 있으니 밖에 산책시키지 말라고 해서 몇 주 동안 못 나가다 오늘 동네 한 바퀴 돌고 왔다
갔다 와서는 지금 바닥에 퍼져 누워 있다
난 가끔 이상한 생각을 한다
우리 식구 모두 각자 자리에서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살고 있다
우리 식구의 모든 액운을 슈가가 온 몸으로 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심란하고 불쌍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