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12일 목요일
4-5년 전에 남편은 극심한 경기 불황에 시달렸다.
수 없이 많은 동종업체가 한 달에도 몇 곳 씩 문을 닫기 시작했다.
남편도 예외는 아니어서 몇 번씩 폐업 신고하러 갔다가 지금까지 쌓아 온 시간과 노력이 아까워 조금만 더 버텨보자 하면 눈물을 머금고 돌아 나왔다.
경비절감을 위해 최후의 선택으로 사무실도 옮겼다
좋은 지리적 위치와 쾌적한 사무실을 두고 좀더 싼 곳으로 그리고 거리도 멀어진 오래된 빌딩으로 이사를 했다.
이사 하던날 ,남편은 초라한 모습을 내게 보이고 싶지 않았던지 사무실에 나오지 말라고 했다.
그 이후로도 오랫동안 난 그 사무실에 가보지 못했다.
이사하던 날 “ 내가 돈 많이 벌어서 당신 사무실 크고 근사한 곳으로 옮겨 줄게. 우리만 힘든 것 아니고 다들 힘들어. 우리 몸만이라도 건강히 지키고 있다가 훗날을 기약하자” 하며 위로의 말을 건냈어도 그 위로가 전혀 먹히지 않았음을 나도 안다.
그 이후 거짓말처럼 남편의 사업은 다시 불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사무실의 임대 기간이 끝나 남편은 다시 사무실을 이사했다
아직 페인트 냄새가 채 가시지 않은 건물로, 아무도 거쳐가지 않은 산뜻한 새 건물로,그와 나의 이름으로 된 우리의 건물로!!
오늘 난 퇴근하는 남편을 꼭 안고 등을 두드리며 “ 당신이 해냈어. 이렇게 견뎌줘서 고마워. 당신이 내 남편인 게 자랑스러워” 라고.
*이사 하기 전에 두 번 가서 간단한 청소를 했습니다. 이런 청소라면 백번이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하겠습니다.
이런 방이 10개가 넘어요. 방 하나에 직원 한명씩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