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한 순간 심장이 쪼그라 들었네!

김 정아 2013. 6. 30. 03:38

2013년 6월 29일 토요일

오늘 나연이 한국에 가는 날이다.

한 참 전에 남편은 나연이를 한국에 보내 한국어를 좀 배우게 하자고 했다.

이제 12학년이 되는 아이를, 한국으로 따지자면 고 3인 아이를 한 달이나 한국을 보내야 한다는 것에 난 일고의 가치도 없이 반대를 했고, 까마득히 잊어 버리고 있었다.

지금 시점에 한국어보다 더 중요한 것은 SAT준비인데 왠 한국이야? 하고 있었던 것인데  어느날 비행기 표를 끊어 왔다는 것이다.

 

나연이도 나도 멍하니 있다가 이미 끊어놓은 표이고 엎지러진 물이어서 어쩔 수 없이 한국에 갈 준비를 해 왔었다.

 

남편은 이미 한국과 태국으로 출장 중이어서 내가 아이를 데리고 공항에 갔다.

 

안전하게 가려고 남편한테 두 시간 전에 공항에 가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일단 국내선이기때문에 그렇게 일찍 가지 않아도 된다고 해 오늘 새벽 4시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공항에 5시에 도착을 했다.

 

그런데 그 새벽의 united air는 사람이 왜 이리 많은 건지 간신히 차례가 되어 항공권을 내미니 수속이 끝나 그 비행기를 탈 수 가 없다는 것이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냐고요?

직원은 이리 저리 확인을 하고 컴퓨터 자판을 한참 동안이나 두들기다가 된다고 했다가 안 된다고 했다가 번복에 번복을 하더니 다음 번의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을 타고 LA를 가면 된다고 한다.

 

다행히 원래 대한항공과 시차가 5시간이 있어 다음 번 비행기로도 안전하게 갈 수 있다고 하더니 이번엔 짐을 엘에이에서 찾아서 다시 대한항공으로 부쳐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으로 들어올 땐 입국심사가 까다로워 물론 경유지에서 찾아 다시 부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미국을 나갈 때 누구도 중간에서 짐을 찾았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다.

물론 다음 비행기를 타고도 엘에이에서 시간이 넉넉하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도 있지만 안 해도 될 수고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른과 같이 가는 것도 아니고 혼자 가는 아이가 맘이라도 편하게 가야지 중간에 그렇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중간에 찾아서 간 적이 없다고 다시 한 번 확인해 보라고 하니 또 자판을 두들기더니 한국에서 찾으라고 하더니 이번엔 수하물비를 내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이건 또 뭐하는 짓이야?

짐 하나  부치는 것은 당연히 무료인데 왜 돈을 내야 하느냐고 하니 옆에서 지켜보던 직원이 국제선은 무료라고 해주니 그 때서야 알았다고 하며 모든 수속이 끝났으니 검색대를 통과하라고 한다.

 

온갖 우여곡절을 겪고 나연이를 검색대에 보내고도 맘이 놓이지 않아 차에 한참을 앉아 있었다.

 

직원은 나연이에게 좌석 번호를 정해주지 않았다.

검색대를 통과해 대기석 앞에가서 보딩패스를 보여주라고만 했다.

그러니 맘이 불안해 공항을 떠날 수가 없었는데 다행히 바로 좌석 번호를 받았다는 문자메시지가 왔다.

 

그리고서 엘에이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고 다시 검색대를 통과해 대한항공 대기석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전화까지 받고 나니 이제 한숨이 놓여진다.

 

어린줄만 알았는데 그래도 차분하게 혼자 모든 수속을 밟았다니 다 키우긴 했나보다.

 

나연아, 한달 동안 잘 지내고 한국말도 좀 늘어서 와 주면 고맙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