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25일 목요일
몸에 무리가 너무 많이 왔는지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한 맛이 없는 요즘이다.
곤하게 자고 일어났어도 아침부터 다리에 힘이 빠져 뭘 할 의욕이 없다.
일주일에 한 번씩 오던 청소 아줌마는 집에 일이 있다고 이번 주에 못 왔다.
그러니 집안의 빨래는 쌓이고 곳곳이 정신 없는 상태가 계속 되고 있는데 아침에 일어난 나연이는 신을 양말이 없다고 새벽 6시도 안 되 우리 방에 와서 날 깨웠다.
그 시간에 날 깨워서 어쩌란 말인지 짜증이 났다가 이곳 저곳 뒤져서 겨우 신을 양말 하나 찾아 주고 ,일어난 김에 세탁기를 돌리고 모처럼 아침을 먹고 가고 싶어 김치찌개를 데웠다.
억지로라도 먹어야 할 것 같아 요즘 기회가 닿는대로 뭔가를 먹으려고 한다.
학교에 간 나연이 전화를 했는데 아침에 싸둔 도시락을 안 가져갔다고 학교에 갖다달라고 해 시간을 보니 좀 여유가 있어 갖다 주겠다고 하고 현관을 나서는데 현관 문이 빼꼼하게 열려 있는 것이다.
순간 ' 슈가가 나갔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이방 저방 둘러보면서 불렀는데 아무 기척이 없다.
바쁜 아침 시간에 슈가를 찾으러 갈 생각을 하니 암담해 지는 것이다.
차를 타고 슈가가 갔을 만한 곳을 운전하며 돌아다녔는데 개는 찾지도 못하고 출근시간은 넘어 버렸다.
도시락을 갖다 주는 것은 엄두도 못내고 이 일을 어찌해야 하나 하다가 마리아한테 전화를 하니 마리아도 너무 당황했다.
우리 슈가가 이 사람 저사람한테 사랑은 무척 많이 받는 행복한 개다.
어떻게 해야 하나 머리를 굴려 봐도 뾰족한 방법이 생각이 안 나 어쩔 수 없이 슈가 찾는 것은 포기하고 가게로 향했다.
가게 열쇠는 나만 가지고 있으니 내가 안 나가면 직원들이 기다리고 일을 하는데 지장이 많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남편도 5분에 한 번씩 전화를 해서 슈가를 찾았느냐고 물어보는데 가게에 나와 있는 사람한테 물어보면 어쩌란 말인지.
일을 하고 있어도 마음은 너무나 찜찜하고 슈가 잃어 버렸다는 소리를 어떻게 아이들에게 해야 하나 생각하니 짜증이 팍 밀려 오는 것이다.
그러던 참에 남편은 전화를 해서 슈가를 찾아서 집에 넣어 두었다는 것이다.
남편의 신상에도 큰 변화가 생겨 요즘 남편은 두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니 하루 종일 회의 한다고 매일 바쁘고 오늘 아침 새벽부터 회의가 있다고 일찍 나갔는데 슈가 잃어 버렸다는 소리에 그냥 앉아 있을 수가 없었는지 제쳐 두고 나와서 찾았다는 것이다.
슈가가 오늘 우리 부부생활을 망치려고 작정을 했나 싶다가도 아무 일 없이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니 안도의 큰 숨을 내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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