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거나 슬프거나..

안타깝지만 숭고한 이별

김 정아 2011. 7. 20. 07:50

2011년 7월 15일 금요일

가게를 시작하고 나서는 성당에 미사를 보러 가는 일도 쉽지 않게 되었다.

남편과 원석이 성당을 주로 가고 난 가족을 대표해 가게를 가게 되니 어지간히 큰 맘을 먹지 않고서는 힘들다.

 

그런데 오늘은 원석이에게 가게를 맡겨 놓고 난 성당의 장례미사에 참석했다.

사무장님으로부터 장례미사 이메일을 받고서 내가 아는 분인가 아닌가 하다 전화를 해서 알아보니 내가 아는 분이었다.

 

예전에 성모회 일을 같이 했던 자매인데 기러기 가족으로 오랫동안 떨어져 있다가 남편이 미국을 오게 되었다고 아주 좋아했었다.

남편이 오게되고 생업에 종사하면서 그 자매는 성당에 못 나오고 나 또한 가게 일을 하다보니 서로 얼굴을 못 본지가 오래 되었는데 그 사이에 이렇게 마음 아픈 일이 생긴 것이다.

만으로 50세인 남편을 먼저 보내고 나서 그렇지 않아도 마른 몸이 더 말라 보였다.

 

한국에서부터 지병이 있었는데 미국에 와서는 병원 문턱이 워낙 높다 보니 건강 관리를 제대로 못 한것이 한 원인이랄 수 있다고 했다.

살아 생전에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서약을 해 유가족의 동의 아래 장기를 기증해 세 명의 목숨을 살려 놓고 갔다니 아마도 그 분은  직방으로 하늘 나라에 들어가셨을 것이다.

누구나 한 번 가는 인생인데 너무나 젊은 나이에 떠나게 되어 모두를 안타깝게 했지만 그래도 세 사람을 살려 놓고 갔으니 누구보다 숭고한 삶을 살다 가셨단 생각이 든다.

더불어 나도 장기 기증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