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백수 아줌마

여자이기를 포기한 신발이라고요?

김 정아 2011. 2. 13. 06:33

2011년 2월 9일 수요일

나이 들어가는 징조인지 언제인지도 모르게 척추뼈가 느닷없이 아프기 시작했다.

어느 날 밤은 등뼈가 너무 아파 침대에서 돌아눕지도 못하고, 하품을 해도 등뼈가 결리는 것처럼 아파 하루 종일 쇼파에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며칠 그러더니 차츰 나아져 이제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제 발바닥이 아프기 시작하더니 의자에 오래 앉아 있어도 허리가 뻐근하고 산책을 해도 가뿐한 걸음걸이가 나오지를 않는 것이다.

신발을 좀 편한 것을 신어야 할 것 같아 지난 주에 SAS라는 신발 가게에 갔다.

 

한국 할머니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신발일 것 이다.

친정엄마와 시어머니께도 몇 켤레씩 사서 보내곤 했던 신발이고 할머니 신발 중에 가장 편한 신발이라고 알고 있던 것이어서 그 신발이라도 사서 신으면 발바닥이 아프지 않을 것 같아서이다.

지난 주에 갔다가 휴 하고 한숨을 쉬고 돌아 나왔다.

도대체 '스타일'이라는 것은 눈을 크게 뜨고 찾아도 찾을 수도 없이 뭉툭한 할머니 신발을 이 나이에 도저히 신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신발에 마음이 쓰이니 계속 신발 생각 뿐이어서 어느 것이 되든지 그냥 사보자 해서 다시 갔다.

직원이 신은 것을 보고 그 신발 이 브랜드거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해서 다른 것은 둘러보지도 않고 나 그 신발 달라고 해서 사가지고 왔다.

 

가격은 백불도 훨씬 넘는 것인데 비싼 것을 샀어도 디자인이 어느 부분 하나 맘에 들지 않아서 기분은 별로 좋지가 않았다.

 

이 브랜드 신발을 샀다고 하니 아는 분이 '여자이기를 포기한 신발'이라는 정의를 내려 주었다.

딱 맞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여자이기를 포기했어도  건강은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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