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방학 중인 아이들의 요즘 일상들

김 정아 2009. 7. 26. 00:23

2009년 7월 22일 수요일

이제 개학도 한달 하고 2일 정도가 남아 있다.

거의 3개월 이란 여름방학이 언제 가나 했는데 벌써 반이 훌쩍 지나 버렸다.

6주간 원석이는 먼 곳까지 섬머스쿨과 에세이 학원을 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침 8시에 수업이 시작해 오후 3시에 끝났고 중간 중간 시험까지 보았으니 정규 학교와 다름이 없었다. 아니, 학교는 집에서 가깝기라도 하지만 섬머스쿨은 고속도로를 두 번이나 타고 다녀야 했으니 더 힘들었을 것이다.

그 섬머스쿨이 오늘 시험을 보는 것으로 모든 일정이 끝났다.

다들 다른 지역에서 와서 처음 봤던 어색했던 아이들이 6주가 지나면서 친해져 오늘 시험 후에 갤버스톤에 가서 게를 잡는다, 물놀이 공원에 간다 하더니 결국은 같이 점심을 먹는 걸로 끝내고 왔다.

이제 2주 정도 쉬다가 밴드부 연습을 시작하면 사실상 원석이의 방학은 다 끝날 것이다.

8월 24일에 개학을 하면 이제 나는 12학년을 둔 수험생 엄마가 되고 원석이는 고등학교 마지막 학년을 보내는 대입수험생이 된다.

올 한 해 열심히 공부해서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가는 것이 우리가정의 가장 중요한 사업인데 결과는 어떻게 될지 두고 봐야겠다.

 

나연이는 일주일에 4일간을 치어리더 수업에 가고 2일간은 reading반에 다니고 있다.

지난 주에는 치어리더 캠프가 2일간 열렸다.

하루에 7시간을 뛰고 구르고 연습하다 보니 기어이 복숭아뼈 있는 곳에 부상을 당해 왔다.

미국 내에서도 부상 위험이 가장 많은 종목이 치어리더라고 해서 보낼 때마다 항상 조심하라고 당부하며 긴장을 하는데 사고라는 것이 예고 없이 오다 보니 이럴 때가 있다.

잘 걷지도 못하고 빨갛게 부어 오르는 것을 보니 큰 부상이 아닐까 걱정을 했는데 며칠 간 수업을 안 보내고 쉬게 하니 다행히 아물어 지금은 별 무리가 없다.

학교 다닐 때는 매일 머리가 아프다라는 말을 달고 살았는데 지금 생각하니 방학 때는 머리 아프다는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다.

MRI라도 찍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은근히 걱정이 들기까지 했는데 말이다.

욕심 많은 아이가 스스로를 닦달하며 학교 생활을 하다 보니 알게 모르게 나름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생각이 든다.

방학인 요즘은 밤 12시가 넘어 잠자리에 들어 정오가 되어야 일어나도 방학때만큼은 하고 싶은 데로 하라고 깨우지 않는다.

요 며칠 찬란한 유산비디오를 빌려다 새벽 2시가 넘게 보느라 코피까지 줄줄 흘린다.

체력 약한 티를 이렇게 낸다.

나머지 시간은 아이들을 위한 엄마로 살아야겠다.

밥도 좀 잘 해주고 영양에 신경 쓰는 엄마로 살고 싶은데 나한테는 음식 하는 것이 왜 이렇게 힘든 일인 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