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21일 월요일
초등학교 교사인 김다경의 생활 수필집이다.
70년대에 교사의 길로 들어선 지은이의 학교 생활 이야기도 나와 있다.
농번기에 미취학 동생이 초등학생 언니를 따라 학교에 왔다가 교실에 오줌을 싼 이야기, 가정방문에 최고의 선물인 삶은 달걀을 대접받던 이야기, 추운 겨울에 장작난로를 때며 연기투성이가 되어 콧물 범벅이 되었던 이야기, 도시로 전근을 가서 촌지를 받았던 부끄러운 고백등이 쓰여 있다.
한 때 교사였던 나도 이런 저런 학교 생활 이야기에 충분히 공감하며 읽었다.
그리고 공무원이었던 아버지가 다른 여자와 아들을 낳아 딴 살림을 차렸다가 말년에 암에 걸려 병원에 입원했는데 저자의 엄마가 있는 광주 기독병원으로 오고 싶다고 했지만 엄마는 “ 안된다, 이제 늙어 죽겠으니 묻어 달라고 ? 안된다고 해라” 하고 매몰차게 거절했다.
나중에서야 광주로 모시고 싶었지만 자식들 부끄러워 못 했다는 속내를 말씀하시고 미움도 사랑이란 걸 뒤늦게 깨달았다는 마음 아픈 이야기도 나온다.
이 또한 17년이 넘게 결혼 생활을 해 온 나로서도 짧은 글이지만 분노와 함께 서글픔이 느껴지기도 했다.
음성 꽃동네 방문 중에 한 여자 고등학교에서 2박 3일간의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과도 만난다.
낮이면 관광을 하고 밤이면 노래하고 춤추고 가수들 흉내내면서 해방감을 만끽하는 졸업여행이 아니라 죽음과 마주한 연약한 사람들의 임종을 지키는 수학여행이라니,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일을 저자의 눈을 통해 보고 정말 많은 감동을 받기도 했다.
생활 속에 나온 글들이라 친근감과 함께 더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 듯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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