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속으로

김영현의 '폭설'을 읽고.

김 정아 2008. 5. 8. 07:26

2008년 5월 7일 수요일

1980년대 광주를 피로 물들인 군사정권이 철퇴를 휘드르는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

 

군사 정권에 맞서 항거를 하다 형섭은 온갖 고초와 심문을 당하고 옥살이를 하고 나와 바로 군대에 들어가게 된다.

군대에 들어가면서 뜨겁던 열정으로 사랑을 하던 유복한 집의 딸, 연희를 잊기 위해 노력했고 무지하게 폭설이 내리던 날 제대 후 형섭은 지하철 공사장에서 육체 노동을 하다가 안기부 박부장의 방문을 받게 된다.

 

열심당 핵심 지도자인 성유다와 이제 그의 애인이 되어버린 연희를 찾아 달라는 부탁을 하며 형섭을 미행한다.

형섭을 사랑했던 또 다른 여인 애림이 형섭의 집에서 하룻밤을 자고 난 후 애림은 연행이 되고 유다의 초대로 연희와 유다의 비밀거처에 다녀온 후 그들도 체포 된다.

모두 박 부장이 형섭의 미행을 철저하게 시킨 덕분이다.

 

연희는 경찰의 습격을 피하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진후 8개월된 유다의 뱃 속 아기와 함께 결국을 죽음을 맞게 된다.

형섭은 죽은 연희의 유골가루 몇 줌을 얻어 강가에 뿌리고 눈이 내리던 날 출옥하는 애림을 꼭 껴 안으며 이 책은 끝이 난다.

 

80년대 사회상을 주제로 쓰여지는 소설들이 많은 것같다.

이 소설 또한 내가 숨쉬며 살았던 시대의 이야기라 공감도 많이 갔다.

제목처럼 눈 속에 갇혔던 암울했던 우리 시대에 자신의 이상이나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살아간다면 정말 위대한 삶이겠지만 누구나 형섭처럼 변해 가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 시대에 불의에 맞서 당당히 싸웠던 형섭, 유다, 애림, 연희같은 빛나는 사람들이 있어 지금 이렇게나마 민주화된 세상에서 그 시대보다는 낫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미국의 속국이 되어 자주주권을 행사하지 못해 미국소의 수입에 국민들이 떨고 있다.

지금의 촛불 집회도 우리 후손들에게 더 나은 먹거리와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또다른 80년대의 투쟁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입 소에 대한 결론이 어떻게 날 지는 모르겠지만 정부는 국민들의 성난 외침을 충분히 귀 기울여 들어야 할 것이다.

지금은 그 시대처럼 눈 멀고 말 못하고 귀먹은 국민들이 아니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