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속으로

신경숙의 '기차는 7시에 떠나네'를 읽고 .

김 정아 2008. 8. 29. 12:38

2008년 8월 28일 목요일

20대 한 시절의 기억을 잃어버린 35세의 성우 하진과 스무살의 나이에 사랑하는 남자를 친구에게 잃고 손목을 그어버린 조카 미란이 주축을 이룬다.

 

어찌된 영문인지 하진은 20대의 초반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사진 뒷장에 ‘조윤수가 오선주에게 드림 ‘이라는 메모와 전화 번호가 적힌 본인의 사진 한장을 들고 잃어버린 과거의 자신을 찾기 위해 나선다.

조윤수는 지금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고 그 옛날 노을다방에서 DJ로 일하며 오선주가 은기와 함께 듣고 싶다고 신청한 ‘기차는 7시에 떠나네’를 들려 주곤 했다고 한다.

조윤수는 그 시절에 오선주를 짝사랑하고 있어 그에 관한 메모를 보관하고 있다가 거기에서 김연상이란 사람의 메모를 발견하고, 여러 경로를 통해서 전화 번호를 알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그가 지금 뉴질랜드에 이민을 가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김연상과 통화 끝에 하진은 유은기가 지금은 제주도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를 찾아 제주도로 떠난다.

유은기는 하진을 보자마자 굳어 버린다.

대학시절 은기와 한 때 오선주로 살았던 하진은 뜨거운 사랑을 하던 사이였고 노동운동으로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하다가 하진은 기억을 잃게 되고 배속의 그의 아기까지 잃게 된다.

은기는 야학을 다니던, 하진이 애정을 가지고 가르쳤던 김용선과 결혼을 하게 된다.

오선주 또는 김하진은 자신의 잊었던 20대의 한 때를 찾게 되고 지금 자신을 사랑하는 진서에게 돌아간다.

 

미란은 자신이 사랑했던 지환이 자신의 친구 인옥에게 가고 , 그들에게 아이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일시적인 실명까지 이르게 된다.

미란은 이모인 하진과 생활하며 차츰 그 고통을 벗어난다.

 

자신이 누구인지 찾아 떠나는 하진의 답답한 마음과 고통이 내게도 느껴졌다.

그토록 애타게 사랑했던 사람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하진이 안타까웠다.

과거의 사랑은 그렇게 흘러갔지만 지금의 사랑 진서와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오선주가 노을다방에서 항상 틀어달라고 했던 곡의 원제는 ‘기차는 8시에 떠나네’ 라는 그리스 민요였다.

하나의 암호가 되어 이 곡이 흘러 나오면 주위에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