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13일 수요일
요즘 나연이는 치어 리더 클리닉을 받느라 오후 5시까지 학교에서 연습하고 있다.
드디어 이번 주 금요일에 치어리더 정식 시험을 보는 날이다.
치어리더 되는 것이 경쟁율과 관심이 높다고 하던데 정말 대단한 것 같다.
다니던 학원에서는 2주 전 쯤 20불을 내고 외부에서 전문가를 초빙해 모의 시험을 본 적이 있었다.
번호표를 달고 전문가 세 명과 담당 선생님 앞에 한 사람씩 들어가 시험을 보는 것이다.
그 시험에서 아이가 잘 하는 동작과 못하는 동작을 평가를 받았는데 나연이는 그다지 좋은 점수를 받지는 못했지만 자신감은 충분히 얻은 것 같았다.
그러더니 정말 공짜가 없는 미국에서, 이번 주에 시험 보는 학교의 치어리더 준비생들에게 한 번씩 더 보강을 해주겠다고 해서 어제 밤에 다녀왔다.
밤 늦은 시각이라 댄스 학원의 모든 반은 다 불이 꺼져있고 사무실도 잠겨있는데 오직 치어리더 반에만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많은 아이들 앞에서 한 사람씩 나가서 동작을 해 보고 잘된 동작과 잘 못된 동작을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밖에서는 학부형들끼리도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었다.
그래서 어제 학원에서 집에 온 시각이 밤 10시가 다 되어 있었다.
학년초에 치어리더를 원하는 학생이 48명이었는데 실제로 서류를 접수하고 클리닉에 온 아이는 23명이라고 했다.
그 중에 12명을 뽑으니 확률은 50%이지만 그것도 아이에게는 별 승산이 없어보이기도 한다.
아주 어려서부터 준비하는 아이가 있고 나연이는 시작한지 이제 겨우 7개월째이다.
(그런데 내가 이렇게 나약한 마음을 먹으면 절대 안 되는 거지?
엄마의 믿음데로 아이는 커 가는 것이니 꼭 될거라고 생각을 해야겠지?)
난 나연이게게 그런다. “네가 준비한 시간은 짧지만 동작 하나 하나 늘어가는 것이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 네가 자신감만 가지면 되, 절대 기죽지말고”한다 .
그런데 이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아이는 일을 크게 하나 저지르고 말았다.
어제 학교 갔다 와서 친구들하고 호수가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넘어져 엄지발가락 하나가 찢기고 피까지 줄줄 흘리는 것이다.
치어리더 복장이 운동화인데 운동화를 신을 수가 없어 어제 학원에는 슬리퍼를 신고 갔다.
엄지 발가락이 걱정이 되어 학원에 가지 말자고 했더니 절대 안 아프니까 가야 된다고 고집을 부렸다.
누군가 그 강한 의지를 이쁘게 보셔서 정말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체육시간에 운동화를 못 신는다고 선생님께 편지까지 써서 보내 주었다.
이번 금요일, 결전의 시간을 놓고 아이나 나나 엄청 긴장을 하고 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고 열과 성을 다했으니 좋은 결과를 기다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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