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샷!을 향해

힘들다 힘들어! -Houston National에서

김 정아 2008. 2. 7. 07:37

2008년 2월 4일 월요일

계속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 때문에 골프를 갈 수 있을지 없을지 갈등하다가 오늘 아침에 비가 내리지 않으면 가기로 하고 골프장 예약도 아침에 하기로 했다.

구름이 가득 가려 있지만 당장은 비가 내리지 않아 떠나기로 하고 출발하기 바로 전에 골프장에 전화를 걸었는데 오늘은 문을 닫는다고 했다.

그냥 갈까 하다가 네명이나 가는데 혹시라도 못 치게 되면 낭패를 당할 것 같아 하기 싫은 것 억지로 했는데 그냥 갔더라면 큰일 날 뻔 했다.

그래서 다른 골프장에 전화를 했는데 오늘은 고등학생들 리그가 있는 날이라 안 된다고 하는것이다.

우리 집에 사람들은 모여 있는데 두 군데서 안 된다고 하니 갑자기 당황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가장 가까운 곳으로 갈 수 밖에 없어 ‘휴스턴 내셔널’에 전화를 했더니 그곳은 괜찮다고 해 출발은 했는데 그곳은 우여곡절이 많은 곳이라 안 가고 싶었는데 어떤 방법이 없었다.

그린 가까이 간 카트가 멈춰 버려 클럽 하우스에 전화를 해 사람을 불러 왔던 기억도 기분 나쁘고, 사람이 서 있는 집의 지붕을 맞춘 기억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도착해서 일행들에게 카트를 절대로 그린 가까이 가져가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해 주고 시작했는데 예전의 기억은 사라지고 두 번째라 그런지 골프장의 아름다움도 눈에 들어오고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러다 친구가 때린 공이 주변의 동네 길로 날아가버려 카트를 몰고 찾으러 갔다가 서 버린 것이다.

우리는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 하다 생각해 보니 골프장을 벗어나서 센서가 작동하지 않았을 거라고 스스로 결론을 내리고 클럽 하우스에 전화를 해서 카트가 서 버렸다 하니 도와 주러 왔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냐고 물어보니 역시나 골프장을 벗어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시 진정을 시키고 치기 시작했다.

페어웨이의 잔디들은 아주 관리가 잘 되어 있었고 하늘의 구름이 우리를 도와 주어 아주 선선한 기온 아래 칠 수 있었다.

그러다 다시 친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카트가 또 서버린 것이다.

이번엔 파 3홀에서였다.

원래 모든 골프장의 규칙은 파 3홀에서는 카트가 들어갈 수가 없는데 잡풀 속이라 괜찮을 줄 알았던 것이다.

정말 우리는 등에서 땀이 줄줄 흐르는 느낌이었다.

또 스텝을 부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번엔 정말 어떤 욕을 들을 지 알수 없는 상황이고 ‘Ugly Asian’ 소리를 듣고도 남을 만큼이어서 우리 힘으로 해결하자고 해 셋이서 카트를 밀고 끌고 해서 간신히 빼 내었다.

이 골프장은 왜 이렇게 카트에 돈을 쏟아 부어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며 궁시렁거렸다.

 

그리고 전반 9홀을 끝내고 후반 9홀에서 스탭이 우리 앞에서 멈추어 서서 우리를 지켜 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뭐를 잘 못 했는지 지레 겁이 나서 대충 대충 치고 스텝에게 가서 우리를 기다렸느냐고 물어보니 아니라며 개울 건너 편을 가리키며 뱀이 있어서 잡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니 어른 팔뚝만한 구렁이가 기어가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 누워 있었다.

이 겨울에 저 뱀은 왜 나와서 사람을 놀라게 하는 지 알 수 없다.

휴스턴 날씨가 역시 따뜻하긴 한 모양이다.

뱀이 계절을 거슬러 나와 있는 것을 보니.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18홀을 모두 마쳤다.

카트만 조심한다면 다음 번에 다시 와도 충분히 좋은 골프장 인 것 같다.

 

오후엔 나연이 안경을 맞추러 갔었다.

한국에 나갔을 때 나연이 안경 테만 사가지고 왔는데 그 안경을 쓰고 싶다고 해서 검안의에게 가서 54불이나 주고 시력 검사를 하고, 안경테를 가지고 가서 렌즈만 맞추었는데 그것도 무려 150불이 나온 것이다.

그러더니 의료보험이 있으면 할인을 해 준다고 해서 보여 주었더니 84불을 내라고 했다.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맞추었지만 한국에 비하면 역시 턱없이 높은 가격이다.

한국에서 84불이면 안경테와 렌즈까지도 아주 좋은 것으로 할 수 있는데 말이다.

앞으로는 테만 사가지고 와서 맞추는 방법을 써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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