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샷!을 향해

베어크릭 골프장에서 -바쁘고 지쳤던 하루

김 정아 2007. 10. 12. 00:42

2007년 10월 8일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하늘이 까만 구름으로 덮여 있어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 하다.

날씨 채널을 틀어 확인하니 오후에나 비가 오고 내릴 가능성 40%라고 해 예정되어 있던 골프장으로 향했다.

주차장에 들어서니 클럽 하우스 가까운 곳엔 자동차가 빼곡하니 들어서 있어 토너먼트가 있어 그렇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이 부분적인 공휴일인 컬럼버스 데이였다.

아이들은 모두 학교에 갔고, 은행원들을 비롯한 몇 업종이 쉬는 날이어서 평소보다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나는 이 베어클릭 골프장에 가능한 오고 싶지 않다.

코스가 세 개나 있는데도 사람들이 많이 와서 좀 밀리기도 하고 골프를 처음 시작할 때 거의 1년을 여기로 왔기 때문에 식상하기도 하다.

그런데 오늘은 골프가 끝나고서도 아이들 태우고 다녀야 할 곳이 다섯 곳이나 있어서 멀리는 못 나갈 것 같고 빨리 치고 들어가 조금이라도 쉬어야 할 것 같아 집에서 가까운 이곳으로 잡았다.

 

휴스턴 날씨 같지 않게 시원한 바람도 제법 불어 주었고 구름도 간혹 깔려 주어서 골프 치기엔 괜찮았다.

오후에 아이들 태우고 오가야 하는 부담감이 굉장히 심해 체력을 아껴 두어야 해서 난 중간 중간에 포기하고 좀 쉬었다.

잘 맞던 우드도 빗나가고 드라이버도 오른쪽으로 날아가 치고 싶은 마음이 다 달아나 버리기도 했다.

 

다 끝내고 친구들이 냉커피 한 잔만 마시고 가자는 것을 빡빡한 오후 스케줄 때문에 집으로 바로 돌아왔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4시 20분부터 아이들 태우고 운전하다 집에 돌아오니 밤 9시 10분이 되어 있었다.

어찌나 힘든지 기진맥진해서 그대로 쓰러졌다.

 

토요일 일요일은 이벤트 쫓아 다니다 체력이 소진되어 청소도 못 했고, 오늘은 청소기라도 밀려고 했는데 도저히 못하겠어 그냥 맥 놓고 있었다.

우리 집은 그야말로 폭탄 제대로 맞은 집이 되어 버렸다.

아이들 옷은 여기 저기 하나씩 떨어져 있고, 슈가 털은 아마도 카펫 속에 엄청 들어가 있을 것이고, 세탁기 안엔 빨래들이 한 통 가득 이다.


다행히 남편이 출장 중이니 집안이 어지럽다고 잔소리를 들을 일은 없는데 나도 기분이 너무나 찝찝하다.

슈가가 굴러다닌 침대에서 잠이나 제대로 올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도저히 청소할 힘이 없으니 그만 두어야겠다.


내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집안 일을 좀 해야겠다.



*제 초중고 동창입니다.아주 오랫만에 필드에 나왔는데 아이언을 팍팍 날리더군요.피니시 폼이 미셀 위 저리가라 입니다. 제 사진도 많이 찍어 주었는데 도저히 올릴 만한 사진이 없어서 친구들 사진만 올립니다. 이 두 친구 사진에 대한 초상권은 이미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