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미국생활

" 엄마, 빨리 학교 가고 싶어요"

김 정아 2007. 8. 23. 00:14

2007년 8월21일 화요일

오늘은 나연이 중학교에서 학부형과 학생들 소집이 있는 날이었다.

중학교 입학식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니 오늘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학교에 가야 한다.

내년 학년도의 개인별 시간표를 먼저 받았다.

수준별 수업이라서 학생들마다 시간표가 많이 다르다.

그리고 체육관에 모여 homeroom teacher를 소개하면 자기 선생님을 따라 나가 중학교 생활에 대한 개요를 듣고, 강당에 모여서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했다.

여기는 한국과 달라  homeroom teacher 역할이 크지 않다.

마지막 9교시가 advisory인 담임 시간이다. 

출석체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성적표를 발송하는 것도 아니고, 생활지도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 시간에 숙제도 하는 자유시간의 개념이 더 크다.

 

부모 출입이 안 되는 시간이라 그 시간에 부모들은 제 2체육관에 모여 학용품과 학교 티셔츠를 구입했다.

이미 상당한 액수의 학용품을 구입했지만 혹시나 부족한 것이 있을 것 같아 팩키지로 나와 있는 것을 한 세트 더 구입했다.

 

그리고서 학교에서 받은 locker 번호로 자기 사물함을 열고 산 학용품을 setup했다.

locker setup때문에 아빠들이 많이 따라 와서 문을 열어 주고 여는 방법을 알려 주며 분주했다.

나 또한 기계치이다 보니 며칠 전부터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히 원석이가 여러 차례 알려 주고 집에서 연습을 해 온 덕분에 나연이가 아주 능숙하게 문을 열고 물건을 넣을 수 있었고, 강당에서도 수 차례 선생님들이 연수를 해 주었다.

 

1시부터 시작된 소집이 locker setup까지 모두 끝나니 3시 50분이 넘어 있었다.

오늘 나연이 치어리더 수업이 있는 날인데 수업에 늦기도 했고 4시 30에 다시 데리러 오기도 분주해 오늘은 수업을 빼 먹고 부랴 부랴 집에 도착했다.

 

4시까지 원석이 마칭 밴드에도 데려다 주어야 했는데 내가 바쁜 것을 알고 친구 엄마한테 부탁해 원석이는 이미 학교에 가고 없었다.

 

뉴욕에서 손님들이 오신다고 해 오늘 저녁 식사를 우리 집에서 하기로 했는데 아침에 한국 마켓에 나가서 장을 봐다 놓고 오후 내내 나연이 학교에 갔다 오니 시간이 바빠졌다.

그 때부터 정신 없이 음식 재료들을 씻고 다듬고 썰어 간신히 저녁상을 차렸다.

 

나연이는 손님들이 다 돌아가신 후에 엄마, 나  빨리 학교 가고 싶어! 학교 재미있겠어 한다.

모처럼 모녀지간에 의견일치를 보며 나연아! 엄마도 너 빨리 학교 갔으면 좋겠어. 엄마 소원이야 했다.

 

 

*체육관에 모인 학부모와 학생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