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4일 토요일
오늘아침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5시 10분에 뉴올리언스로 향했다.
뉴올리언스에는 모 상선(商船)에서 주재원으로 나와 계시는 가족이 있는데 우리와 절친한 사이이고, 한 번 다녀가라고 오래 전부터 말씀을 하셨는데 이제야 시간을 내게 되었다.
이 수정이네는 작년에 카트리나 피해로 우리 집 근처에 4개월 정도 살다가 뉴올리언스로 복귀를 했는데 항상 우리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어 꼭 와서 사는 모습을 보고 가라고 하셨다.
중간에 한 번도 안 쉬고 5시간 20분 쯤 걸려서 수정이 집에 도착했다.
수정이네 집 근처는 이제 많이 복귀가 되어 제법 깨끗했으나 앞집은 수리가 덜 되어 사람이 살고 있지 않았고, 옆집들도 아직 트레일러 속에서 생활을 하고 있었다.
반가운 사람들과 잠시 시간을 갖고 지사장님이 우리를 위해 골프 예약을 해 놓았다며 오랜만에 부부 동반으로 나가 바람을 쐬고 오자고 하셨다.
먼 길을 왔는데 아이들만 두고 나가기도 미안했는데, 아이들은 티비를 보고 있을 테니 다녀오라며 허락해 주었다.
사실 우리 집은 오래 전부터 티비 시청 금지령이 내려 아이들이 티비를 못 본지 오래 되었는데 맘껏 볼 수 있어서 좋다고도 했다.
골프장에 가기 전에 우리는 카트리나 피해를 봐서 아직도 복구가 안 된 지역들을 둘러보았다.
어떤 지역은 거의 전체가 아직도 폐허 그대로 놓여 있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지붕 가까이까지 물이 찼던 누런 물 띠의 흔적이 남아 있기도 했고, 거실 유리창이 깨지고 그 사이로 거실의 소파들이 그대로 나뒹굴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앞마당에 풀들은 길게 자라 있어 주인 없는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 내놓고 있었다.
1년이 지난 지금 이렇게 둘러 봐도 그 참상이 그대로인데 그 당시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 눈물을 흘리며 고향을 떠나야 했을까 생각하니 내 마음이 미어졌다.
낮에 지나도 이런 스산함이 느껴지는데 밤엔 그 길은 운전해 지나가는 것도 용기를 내야 할 것 같다.
골프 코스가 지루하단 생각을 했는데 카트리나 때 엄청 나게 많은 나무들이 뿌리째 뽑혀 버렸다고 한다.
그나마 빨리 빨리 손을 보고 복구를 해 지금 이 정도이지 가까운 곳의 여러 골프장들은 손을 볼 상황도 안 되어 그대로 방치되어 있어 황폐화가 되었다고 하셨다.
골프를 끝내고 집에 돌아오니 벌써 날은 어두워졌고, 너무나 피곤한 우리 가족은 저녁을 먹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바로 곯아 떨어졌다.
주재원 가족의 일상을 통해 본 카트리나http://blog.daum.net/kja65/2634628
*수정이네 앞집은 사람이 안 살아도 비교적 깨끗해 보입니다. 오래 전에 내 놓은 나뭇가지들을 아직 안 치워갔다고 하네요.
*미국 정부에서 무료로 대여해 준 트레일러입니다. 내부수리중이라서 저런 트레일러에서 생활 한다고 하니다. 9만 8천 불이랍니다.
*주인 없는 집 앞마당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어 잡초가 우거졌습니다.
*이 집은 아예 밀어 버렸다고 하네요. 오른쪽에 건축 폐기물이 그대로입니다.
*지붕 바로 아래까지 누런 물 띠의 흔적이 그대로입니다.
*유리 깨진 거실에 소파가 그대로 입니다.
*예쁘고 고운 잔디로 뒤덮여 있었던 골프장이 손을 안 봐 저렇게 황폐화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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