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미국적인..

목장 길 따라 .....

김 정아 2004. 6. 24. 00:20

6월 19일 토요일

 

친정엄마와 난 천성적으로 바깥 나들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휴일의 경우 집에서 여유 있게 빈둥거리는 걸 여행하는 것 보다 훨씬 좋아했다.

 

여기 와서는 몸이 피곤하지 않고, 한 군데라도 더 돌아다녀야 뭔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편이다.

 

그러나 오늘은 그 의식적인 노력도 90F가 넘는 기온 앞에서는 맥을 못 추고 말았다.

 

왕복 8시간의 샌 안토니오를 가려다 날씨가 워낙 뜨거워 가까운 Gorge Ranch라는 목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텍사스 초기 이민자 중 한 사람인 Gorge가문의 사람들이 어떻게 목장 생활을 했는지 그 당시의 생활상을 그대로 보여 주는 농장이다.

 

워낙 뜨거운 날씨인지라 방문객이 많지 않았다. 우리는 표를 끊고 조지 家 사람들이 소와 돼지를 키우기 위해 농장 안에 허술하게 지어 놓은 집을 구경했다.

 

우리와 이억 만리 떨어진 이들의 전근대적인 시대와 우리네의 생활양식이 그리 다르지 않았다.

 

박을 따 속을 파내 그릇으로 사용하고, 옥수수나 농작물을 말려 보관하는 것 등이 우리 선조들과 다르지 않음이 다 사람 사는 모습인 것 같다.

 

특히 이들의 침대가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것 보다 훨씬 작았는데 이 나라 사람들도 예전엔 발육이 그리 왕성하지 못한 것 같다.

 

우리는 가축을 돌보기 위해 임시로 기거했던 집을 떠나 격식을 갖추며 살았던 대저택을 가기 위해 개조된 트럭을 탔다.

 

100년 전의  그들의 생활상이 집에 그대로 나타나 있었다.

신기하거나 어떤 감동도 일지 않은 밋밋한 느낌이 아마도 내가 안내하는 사람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서 일 것이다.

그리고 목장을 따라 카우보이들이 소를 어떻게 잡는가 쇼를 해 주었는데 엄마는 이렇게 뜨거운데 말 두 마리 보려고 이렇게 서 있냐?해 나도 엄마 말에 동감을 표했다.

아마도 날이 선선했다면 넓은 자연과 목장의 광대함에 마음까지 시원했을 것이지만, 습하고 땀이 나는 날씨에 어떤 것도 그다지 마음에 다가 오지 않았다.

 

 

우리가 타고 갔던 경운기 겸 트랙터 역할을 하는 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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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보이 쇼를 하는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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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가 사람들이 살았던 대저택입니다.

뭐 그리 신기하거나 훌륭하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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