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큰 내 나라

대한의 훌륭한 딸이 되길 바란다!

김 정아 2006. 3. 14. 01:05

2006 3 12일 일요일

 

성당에서 초 중고 12년 동창을 작년 9월에 우연히 만나게 되었었다.

그 친구 아이들과도 자주 만나고 전화 통화도 자주하며 지냈는데 오늘  키마를 갈 건데 꼭 같이 가자고 여러 번을 말했었다.

그런데 나도 잘 모르는 친구의 유학생 동료들과 같이 간다고 하고, 날씨도 더워지고, 한시간 반 정도를 고속도로를 타고 가야 하는 거리라 많이 망설였다.

이 나이에도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는 잘 어울려 지지가 않고 그런 자리가 부담이 된다.

 여러 번의 사양에도 친구는 날 놓아 줄 기색이 아니다.

꿈쩍도 안 하고 같이 가야 된다는 것이다. 자기가 운전도 할 거니까 차 안에 그냥 앉아 있기만 하면 된다고 하는데 더 이상 사양하는 것도 친구에게 엄청 미안한 것이다.

그래서 어른들 다섯과 나연이와 친구의 5학년 짜리 아들과 7명이서 길을 떠났다.

 

넓게 펼쳐진 바다, 축제를 즐기듯 넘쳐 나는 인파들, 유유히 날아다니는 갈매기, 구름에 가려져 시원한 하늘,  빙빙 돌아가는 놀이 기구들로 길을 떠나 오길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한 순간에 몰려오기 시작했다.

나연이는 놀이기구를 타겠다고 따라 나섰는데 안 탈 수가 없어 바이킹을 혼자 타고 inverter라고 하는 기구는 나와 같이 탔다.

바이킹 같은 기구이긴 하지만 공중에서 360도를 회전하며 거꾸로 한참을 매달려 있어야 하는 것이다.

학생들과 소풍을 다닐 때도 가장 스릴 있는 것만 타고 다닌 나였는데 옛날 그 실력이 녹슬지 않아 다른 사람 꽥꽥 소리 지를 때도 유유히 거꾸로 된 세상을 감상하기도 했다.

놀이기구를 타며 마음 안에 담긴 나도 모르는  스트레스가 풀려 버렸고 나연이도 너무 신나 했다.

 

걸어서 여기 저기 구경을 하는 아줌마 일행들을 다시 만나 상쾌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거닐었다.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되어 키마를 빠져 나와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는 식당을 찾아 들었다.

거기에서 내가 오늘 꼭 와야 되는 이유를 알았다.

 

친구의 딸이 엄청난 일을 해 낸 것이다.

이곳에 온 지 4년 밖에 안 된 아이가 미국 전체 5%안에 드는 큰 일을 해 낸 것이었다.

휴스턴 전체도 아니고 , 텍사스 전체도 아니고, 미국 전역의 9학년 중 5% 안에 드는 쾌거를 이룩한 것이다.

내 주위에 인재가 많다는 소리를 들었고, 누구 누구 집 아들이 ,딸이 아이비리그 명문대를 갔다는 소리는 엄청 많이 들었지만 내 친한 친구의 딸이 그런 인재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뿌듯해졌다.

그래서 친구가 친한 친구들을 불러 저녁을 사겠다고 한 것이었다.

그런 사실을 알았다면 아무리 먼 거리를 간다 해도 한 번만 말해도 당장 온다고 했지.

 

한국에 있는 남편과 떨어져 아이들 데리고 일해가면서 공부해가면서 사는 친구가 참 대견하다 생각했는데, 딸아이가 엄마 마음을 알고 그렇게 잘 따라 주니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을 것 같다.

너무나 기쁘게 축하해 주었고, 친구가 사 주는 음식도 얼마나 맛이 있던지 나도 덕분에 아주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왔다.

 

소정아! 올해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졸업 할 때까지 지치지 않고 끈기 있게 공부해 훌륭한 대한의 딸이 되길 바란다.

 

 

 

 

 

 

*김 나연 혼자서 용감하게 바이킹을 타러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