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샷!을 향해

골프장에서의 나의 첫 경험,(Chapstown에서 )

김 정아 2004. 5. 3. 05:07

미국에 오자 마자 난 남편으로부터 골프를 배우라는 소리를 수도 없이 들어왔다.

 

그러나 골프라는 것이 도대체가 내 구미를 당길 만큼 매력적이지 못했다.

 

남편의 강요도 무시하고 1년을 버티었는데 남편은 나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내 골프채를 떡 하니 사와 버렸다.

 

어쩔 수 없이 작년 1월과 2월 레슨을 받고 3,4월은 연습장엘 남편 눈치를 보며 다녔었다.

 

그러나 도저히 지속할 만큼의 나의 어떤 흥미도 자극하지 못해 연습장 나가는 것마저도 포기해 버리고 일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지난 토요일 성당의 주재원 모임의 주제는 골프였는데 어느 아주머니가 같이 골프장 다닐 사람을 찾고 있었다.

 

연습장에 백날 나가는 것보다 필드에 한 번 나가는 것이 더 흥미가 있을 것 같았다.

 

한국에 돌아가 골프를 하기는 힘들 것 같고 여기서 배워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나를 괴롭혔고 의무감 같은 것도 작용해 나는 용감하게 나도 데리고 가 달라고 말했다.

 

그래서 드디어 오늘 내 생애 처음으로 골프 가방을 둘러메고 골프코스를 찾은 것이다.

 

요금을 알고 너무나 신났다.

 

평일 요금 14달러.!

 

한화로 약 만 오천원이나 될까?

 

이렇게 싸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이 골프에 그렇게 목숨을 거는구나!

 

1홀부터 돌기 시작 했다.

 

그린이 보이지 않을 만큼 긴 코스다.

 

골프장의 기본 예절을 배우면서 공을 하나씩 치기 시작했다.

 

1홀이 끝나면서 그린에 올린 공을 퍼팅 했는데 난 퍼팅이 뭔지도 모르고, 점검하지도 않고 나온 내 가방 속엔 퍼팅하는 골프채도 들어있지 않았다. 남편이 자기 것 꺼내기 싫어 거실에서 열심히 연습 하던 것이 내 것이었다.

아주머니는 퍼팅도 모르는 초보자가 어쩜 이렇게 용기가 있어요? 호기 있게 따라 간다고 해 좀 아는 줄 알았네.!하신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 무모한 행동이긴 하다.

 

1년간 공 한번 안 쳐본 사람이 무턱대고 필드에 나왔으니 나의 무식을 누가 이해할까?

 

그러나 어떻든 아주머니 말씀이 초보 치고 꽤 잘하네 였다.

 

연습을 많이 해 기본기도 쌓고 노력해, 내 공이 쨍 소리가 나며 뻗어 나갈 땐 참 기분이 좋을 것 같다.

 

카트 없이 우리는 18홀까지 무려 4시간에 걸쳐 열심히 공을 때리며 돌아 다녔다.

 

운동다운 운동을 처음 해 보았다.

 

다람쥐가 여유 있게 짝 지어 돌아다니고 , 호수가 있고 , 맑은 공기가 있는 녹색의 필드에서 난 오늘 새로운 세상을 맛 보았다.

 

*사진으로 보니 폼이  너무 엉성해서 창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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