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샷!을 향해

오랫만의 외출.(Bear Creek 프레지던트 코스에서)

김 정아 2005. 7. 20. 01:45

2005년 7월 18일 월요일

 

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 매여 있는 엄마들이 오늘은 모처럼 자유시간을 만들었다.
아이들을 우리 집에 모아 놓고 유진, 현희언니, 나 이렇게 셋이서 오랜만에 골프장으로 향했다.

 

사실 날씨는 전혀 협조를 안 해 주었다.
95도까지 치솟은 뜨거운 열기와 휴스턴의 전형적인 습도 많은 바람이 온몸에 후덥지근하게 감기고 며칠 전부터 소나기가 퍼부어 필드도 물에 잠긴 곳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아이들 없는 우리만의 외출이 즐겁기만 했다.

 

오랫동안 연습장에도 안 나가 공이 이리저리 튀어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게 될까 그것이 가장 고민이 되었다.
비가 온 여파로 카트는 페어웨이에 들어갈 수 없고, 좁다랗게 포장이 되어있는 카트 전용길만으로 갈 수 있었다.
카트를 세워두고 떨어진 공을 치고 다시 카트로 돌아와 운전을 해서  떨어진 공을 찾아  다시 치고를 반복하니 운동량이 어마어마해진 것 같았다.
나중엔 지쳐 너무 왼쪽으로 가거나 너무 오른쪽으로 날아가  멀리 걸어가서 쳐야 하는 공은 줍지도 않고 그냥 지나쳐 버렸다.
뜨거운 날씨에, 연습도 안하고 나간 것에 비하면 우리는 그다지 못 친 것 같지 않아 모두들 스스로 만족하며 돌아왔다.

 

이제 며칠동안 아이들에게 매여있는 생활을 해도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삶의 활력을 느낀 하루다.
그래서 어른들도 이렇게 한 번씩은 놀아주어야 한다니까!

 

 


*나중엔 너무 지쳐 깃발을 뽑지도 않고 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