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샷!을 향해

박세리,박지은의 흔적을 따라서.....(Woodland TPC에서)

김 정아 2005. 6. 19. 21:49

2005년 6월 18일 토요일

일주일에 한번, 날씨가 좋은 주엔 두 번씩 필드에 나갔었다.
그러나 방학이 되면서 골프 할 시간을 내기가 어렵고, 기온이 100도 가까이 치솟으면서 감히 필드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게 되었다.

 

정말 밋밋한 휴스턴 생활- 만날 수 있는 친구는 한정되어 있고, 영어가 안 되니 미국이란 사회의 주변에만 맴돌게 되고, 직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열심히 다니던 영어도 이제 서서히 시들해 지고-에 골프를 만난 건 가뭄에 단비라고 해야 할까?

 

골프 하라는 남편의 압박에도 꿋꿋이 버티기를 2년, 그러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남편에 대한 의무감으로 시작한 골프였는데  내 생활의 활력소가 되고 내 휴스턴 생활에 목표가 되어 주었다.

 

휴스턴에서의 골프란 장비가 갖추어졌다면 가장 저렴한 운동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다섯 곳의 가까운 골프장의  카트를 타지 않은 평일 요금이 12불에서 20불 선이다.
나와 내 친구들은 당연히 18홀을 걷는다.
시간 내서 운동하지 않아도 되고, 또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간이 나면 자주 다녔었다.

 

 

오늘 바오로 (성당의 주재원)회에서 부부 동반 골프 모임이 있었다.
날씨도 뜨겁고 아이들만 집에 둘 수 없어 안 가겠다고 했는데 박지은 박세리가 L PGA 투어를 했다는 골프장이란 소리를 듣고 귀가 번쩍 뜨이는 것이다.
'아니, 그런 골프장을 안 가 볼 수가 없지!'

 

한 동안 쉰 실력으로 그렇게 훌륭한 골프장에  나가 헤매다 올 수 없어 어제 뜨거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연습장에 나가 두 바구니를 치고 왔다.
작은아이를 친구 집에 맡겨 두고 남편과 집을 나섰다.

 

비싼 곳이라 그런지 역시나 서비스가 달랐다.
차가 주차장에 들어가자마자 직원들이 나와서 골프 가방을 들어다 주었고, 18홀이 끝나고 나니 클럽까지 닦아주는 것이다.
너무나 훌륭하게 관리된 페어웨이, 골프장을 둘러서 지어진 그림같이 예쁜 집, 곳곳에 흐르는 물 등 너무나 빼어난 주변 환경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졌다.
거기에 공만 마음대로 맞아 주었으면 더 금상첨화였을 텐데 좀 아쉬웠다.

 

*골프장 입구입니다.


 

*1홀을 초조하게 기다리며...


 

*저 넓은 물을 건널수 있을까 ? 고민하는 두 남자. 왼쪽은 남편.


 

*내 차례를 기다리며...


 

 

*환상적인 아일랜드 홀. 둥그렇게 솟은 그린 주위로 온통 물입니다.여기까진 아주 잘 왔답니다. 보이는 공이 제 것인데 물에 빠트렸습니다. 두 개 빠트리고 건너가서 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