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자에 대해

웹 캠을 설치하다.

김 정아 2006. 2. 12. 06:02

2006년 2월 7일 화요일

 

외출에서 돌아왔는데 바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민정이 아빠가 “ 형수님, 전데요. 지금 형수님 댁에 좀 가려고 하는데요”
“ 회사 일도 바쁠 텐데 무슨 일 이세요?”
“ 그냥 형수님 한 번 뵈려고요!”
“네, 그러세요”

한 손에 뭔가를 들고 오셨다.
“ 형수님, 웹 캠 하나 설치해 드리려고 왔어요. 민정이 엄마가 날마다 설치해 주고 왔냐고 물어서 오늘은 꼭 해 준다고 약속하고 왔거든요. 오늘 안 해주고 가면 민정이 엄마한테 혼나요”

 

너무나 고맙고 감사해 한동안 말문이 막혔다.
웹 캠이 있으면 남편과 화상통화를 할 수 있고 통화 요금도 줄어 일석이조겠구나라는 생각은 했어도 내가 사다가 설치할 생각은 마음조차 먹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산 가족인 우리를 위해 직접 웹 캠을 골라 바쁜 시간을 내서 우리 집에 와 주신 민정아빠나 그런 생각을 해낸 민정엄마가 너무나 고마워 어찌할 바를 몰랐다.
나와 친한 누군가가 나와 같은 처지에 처해있더라도 난 생각이 거기까지 절대 미치지 않았을 것이다.
나보다도 젊은 내외가 어찌 그런 생각을 했을까?

 

MSN 메신저 프로그램을 다운 받아 깔고 친구 등록하라고 남편에게 메일을 보냈다.
남편도 이미 웹 캠을 사두었지만 시간이 없어 설치하지 못했다고 하니 머지 않아 가족 모두가 얼굴을 보고 서로 화상통화를 하면 참 좋을 것이다.

다행이 이전에 50분씩 고속도로를 운전해 컴퓨터 교실에 다니면서 메신저를 배워 둔 게 있어 아주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말없이 도와 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내가 이렇게 살아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민정 엄마 아빠, 아주 아주 잘 쓸게요! 고마워요!

 

 

*오늘 처음으로 남편과 화상통화를 했습니다. 얼굴이 아주 좋아보여서 안심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바쁘고 힘들다고 하던데 4키로나 쪘다는 말이 고맙더군요. 아마도 술로 찐 살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