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월 5일 일요일
미사를 마치고 식사를 하고 있는데 수녀님께서 우리 테이블로 오시더니 견진을 받으라는 말씀을
하셨다.
한국은 어쩐지 모르겠지만 이곳은 견진 성사가 주기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
한국에서 주교님이 오셔야 되기 때문에 어떤 땐 일년에 한 번, 어떤 땐 3~4년에 한 번씩 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가 세례를 받은 이후로 한 번도 견진 성사가 없었는데 요번에 한국에서 주교님이 오시기 때문에 견진을 꼭 받으라고
하신다.
그래서 주위의 사람들이 모두 신청서를 받아서 작성을 했다.
나에게도 세례 받은 지 얼마나 되었느냐고 해 3년이 넘었다고 했더니 어차피 카톨릭의 어른이
되려면 빨리 받아야 된다며 신청서를 내미는데 망설였다.
“ 수녀님, 저는 남편이랑 같이 받을게요.”
“ 남편 한국 갔잖아요. 남편이
언제 오시는데 같이 받아요?”
“ 한국에서든 여기서든 기회 되는 데로 남편과 같이 할께요. 세례도 같은 날 받았는데 제가 배신하고 혼자
받을 수는 없지요.”
주위 사람들이 남편과 같이 받는 게 좋겠다며 내 말에 동의를 하니 수녀님도 내 뜻을 존중하겠다고 하셨다.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남편과 같이 받게 될 날을 기다린다.
오후엔 주일학교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아이 스케이팅에
갔다.
나연이도 친구들과 어울려 한 바탕 신나게 타도록 놓아두고 하나 엄마랑 백화점에 갔다.
1년 전 연말에 남편에게 백화점 상품권을 선물 받았다.
뭘 살까? 행복한 고민을 하다가
그만 그 상품권을 잃어 버리고 말았다.
몇 날 며칠을 찾아 헤맸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쓰레기 통에 버린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마음이 쓰라렸지만 더 이상 찾지 않았다.
그러다 며칠 전 침대와 서랍장이 붙어 있는 곳에서 우연히 그 상품권을 찾아 낸 것이다.
그
기쁨이 어찌나 컸던지 빨리 쓰고 싶어 백화점에 간 것이다.
마음에 드는 핸드백을 몇 차례 와서 보았는데 세일을 잘 안
하는 브랜드라 해서 상품권으로 핸드백 하나와 구두 한 켤레를 사왔다.
현금으로 내 돈 내고 사라면 망설였겠지만 공짜다 싶은 생각에 마음도
가볍게 쇼핑을 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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