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큰 내 나라

텍사스 물엔 석회가 나온다.

김 정아 2004. 2. 4. 04:07

이사를 오면서 근사한 정수기 하나 달아야지 생각했다.

 

그러나 간이 정수기를 하나 사면서 흐지부지 하다가 오늘 드디어 정수기를 설치했다.

 

한국에 가져 갈 것은 아니기 때문에 렌트를 하고 한 달에 20불 씩 내는 것으로 했다.

 

휴스턴 물에는 석회가 많이 나온다.

법랑 같은 속이 까만 냄비에 물을 끓여보면 표면에 새하얗게 석회가 달라  붙어 있다.

숟가락을 삶아도 건조한 뒤에 보면 하얗게 석회가 묻어 있어 쓰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세면대나 주방의 수도꼭지에도 항상 물이 튀기 때문에 주변이 뿌옇다.

끓여 먹는다고 해서 석회 성분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랫동안 먹다보면 요도 결석이 생길 확률이 높다고 한다.

 

넓고 넓은 미국 중에서도 왜 하필이면 석회가 나오는 휴스턴에 왔을까 ?

물에 대한 불만이 많았는데 텍사스뿐만 아니라 미국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지역에 다 같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알고 보니 그나마 텍사스 물은 좋은 축에 든다고 한다.

 

우리 나라처럼 물 좋은 나라도 없을 것이다.

깨끗한 자연 상태를 사람의 힘으로 마구 더럽혀서 그렇지 예전에는 물을 끓여 마시지도 않았다.

높은 산에 올라 흐르는 개울물로 목을 축이기도 했다.

대학 다닐 때 M. T 가서 지리산 계곡 ,계룡산 계곡의 흐르는 물로 밥해서도 먹었다.

 

금수강산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의미 없이 흘려 버리는 말도 이렇게 밖에 나와서 생각해보면 하나도 틀린 데가 없다.

 

*왼쪽 부분에 있는 작은 수도꼭지가 정수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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