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야 놀~자

한국 방송이 그립다.

김 정아 2003. 10. 29. 12:21

3월 28일 금요일

요즘 T. V를 켜는 재미가 쏠쏠하다.

International Channel에서 한국 방송이 나온다는 소리를 듣고 어느 날 시간에 맞추어 T. V앞에 앉았다.

오후 1시간 30분 동안 한국 방송이 나온 다는 것이다.

1시간은 방송사별로 돌아가며 시사 프로그램이나 드라마가 나오고 이어서 30분은 뉴스가 나온다.

'그것이 알고싶다'를 보는데 처음 보는 사람으로 어느새 진행자가 바뀌어 있었고 미아(迷兒)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그리고 '덕이'란 드라마는 한국에선 본적은 없었지만 몇 년 전 것인 것 같다.

'아름다운 그녀'도 처음 들어보는 드라마다.

두 드라마 모두 내 취향에는 안 맞지만 그래도 고국산천을 보고 싶어 그냥 T. V앞에 앉아 있다.

실로 얼마 만에 한국말의 영상을 보는지 가슴이 울렁거리기까지 했다.

또 하루 전날의 뉴스라고는 하나 시차를 생각하면 따끈따끈한 뉴스라고 할 수 있다.

30분의 짧은 뉴스에 광고는 중간에 세 번이나 방송되어 아쉬운 마음을 더 하게 했다.

역시 한국 뉴스는 분위기가 엄숙하고 딱딱하다.

그래서 더 신뢰감을 주는 것 같다.

난 여기서 시간이 있을 때마다 24시간 방송되는 C. N. N 헤드라인 뉴스를 틀어 놓고 있다.

아나운서들의 발음이 가장 정확하고 짧은 자막도 나오기 때문에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될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서.

처음엔 C. N. N뉴스를 볼 때마다 깜짝 깜짝 놀라곤 했다.

아나운서들의 옷차림이 우리로선 생각할 수 없는 파격적인 것들이어서 이다.

어떤 남자 진행자는 짧은 머리를 무스를 발라 위로 쭉쭉 올리고, 또는 긴 머리를 뒤로 묶는다거나 ,넥타이도 없이 라운드 티만 입고 나온다.

여자 진행자 또한 그냥 티셔츠를 입는 경우도 있다.

또한 남녀 진행자가 책상을 치면서 웃거나 서로의 팔을 가볍게 치는 행동을 보여 한국과 너무나 다른 뉴스 분위기가 낯설었다.

물론 지금은 상당히 익숙해졌다.

하여튼 미국의 상황을, 전쟁의 상황을 한국 뉴스를 통해 속 시원하게 들을 수 있어 너무나 행복하고 기쁘다.

사람들과 어울려 놀러 다니느라 어느 땐 아이들보다 더 늦게 집에 돌아오는 불상사가 몇 번 있었지만 (여기서는 만 12세 미만의 아이들을 보호자 없이 집에 둘 수 없다) 뉴스를 보고자 하는 욕심에 일찍 서두르게 되었다.

시사(時事)에 대한 목마름이 많이 풀리고, 몇 백 개가 넘는 케이블 채널 속에서 짧은 시간이나마 온전한 한국말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감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