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큰 내 나라

당당한 한국인으로 살기

김 정아 2003. 9. 20. 00:45

4월 8일 일요일

남편과 아이들과 성당에 갔다.
이곳 생활을 풍요롭게 하려면 신앙 생활을 해야 한다고 해서 어디를 다닐까 많이 망설였다.

당연히 우리 부부는 절에 다니고 싶어했는데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없는 게 가장 큰 결점이었다.

차선책으로 선택한 게 성당이었다.

나는 몸만 왔다 갔다 하려고 했는데 남편은 이왕 다니는 것 성실하게 해보겠다고 하며 다음주에 교리 공부하는 모임에도 나가겠다고 한다.

남편이 하자면 해야지.

성당이라는 곳을 내 인생 처음으로 나갔다.

60분간 예배를 드리는데 몸이 비비 꼬였다.

아이들은 오히려 잘 견디는 듯 했다.

새로운 경험을 하는 마음으로 다닐 때까지는 나도 성실하게 다녀야겠다.

돌아오는 길에 남편이 내 롤러 브레이드를 사주었다.

운동량이 부족하다고 했더니 시간 날 때마다 자기랑 같이 타자고 했다.

아이들 학교에 가서 몇 번을 넘어지면서 그래도 한바퀴를 혼자 걸었다.

운동장에 미진이가 아빠랑 오빠랑 나와서 운동하고 있었다.

너무 반가워 아빠랑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엄마가 나왔다.

자기네 집에서 차라도 한잔 마시자고 해서 갔다.

나연이가 미진이를 만나 그래도 즐겁게 학교 생활 하는 것이 너무 고마웠다.

점심도 같이 먹고 이제 말동무가 생겨 활기가 넘치는 것 같다.

미진이에게 절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다.

미진이 아빠는 한국에서 잘 나가는 고도의 전문직 웹 디자이너였다고 한다.

"선진 기술을 배워 갈 수 있어서 좋으시겠어요"
했더니 이곳의 웹디자인은 한국의 70년대 수준이라 오히려 고전한다고 한다.

"한국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어요"

하긴 한국 따라가려면 먼 것이 어디 그 분야뿐이랴.

한국의 삼성 휴대폰. 이곳에서 엄청 잘 나간다.

미국의 노키아에 버금 간다고 한다.

내 삼성 휴대폰을 사왔는데 디자인이 정말 마음에 안 들어서 왜 이렇게 후진 것을 사왔냐고 했더니 그래도 삼성 것이 제일 세련된 디자인이라고 한다.

오히려 최첨단 휴대폰을 보면 사람들이 적응이 안 되 이런 것을 파는가 보다.

이곳 사람들, 정말 한국 휴대폰을 보면 기절하겠다.

그리고 한국차도 반응이 좋다고 한다.

남편이 내 차를 현대 산타페로 주문을 해 놓았는데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안나오고 있다.

(다음주 초에는 나온다고 했다) 차가 없어서 못 판다고 한다.

1년을 기다려도 좋으니 제발 많이만 팔려 다오

남편의 회사 차가 나와서 지지난 주에 현대 자동차 매장을 같이 갔는데 내 집에 온 것처럼 반가웠다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이곳 미국사람들이 산타페에 앉아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흐뭇한 마음이 가슴속에 가득했다.

정말 대한민국 만세다

우리 아이들에게 항상 강조한다.

'대한 민국 사람이라는 걸 자랑스러워해라' .

'한국인으로 살면서 명예롭게 행동해라.'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아라'

다행히 아이들이 내 말을 잘 이해해준다.

이번 주도 바쁘게 살았다.

오늘부터 summer 타임이 실시되었다.

내일 아침 7시는 어제 아침의 6시다.

7시에는 일어나야 되는데 잠 많은 아이들이 일어날 수 있을지 걱정이다.